철광석 채굴기업은 철강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도움으로써 자사의 탈탄소화를 촉진할 수 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7%를 발생시키는 철강업의 탈탄소화는 전 세계적인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한 필수 단계다. 철강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을 공급하는 채굴 기업은 철강기업의 이런 목표 달성을 도움으로써 자사의 배출가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많은 철광석 채굴 기업이 이미 자사의 운영에서 발생하는 Scope 1 및 Scope 2 온실가스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철광석의 제련 등 채굴된 제품의 추후 활용에서 발생하는 다운스트림 Scope 3 배출가스 문제를 타개해야 한다는 압박을 점점 더 크게 받고 있다. Scope 3 배출가스는 채굴산업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보다 환경 친화적인 제강방식을 통해 철광석 채굴기업들이 달성하기 어려운 배출가스 감축을 실현할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더욱이, 이런 방식은 철광석 채굴기업에 좀 더 지속 가능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고객과 보다 밀접한 관계를 조성하며, 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제공한다.
갈수록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하는 철강기업
채굴기업과 마찬가지로 철강기업의 경우에도 투자자, 행동주의자, 최종 사용자, 정부 등 다수의 이해 당사자들부터 탄소 배출량 감축 압박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유럽의 자산 운용사 연합인 기후변화에 관한 기관 투자자 그룹(Institutional Investors Group on Climate Change)은 철강산업이 신뢰할 만한 넷제로 배출 약속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각국 정부들은 철강업 등 배출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그들이 행동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새로운 탄소 국경 조정 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는 기본적으로 수입 철강의 탄소량에 따라 부과되는 관세이다. CBAM는 2023년부터 수입업체의 배출 가스량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2026년에는 이를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CBAM은 EU 내 생산업체와 역외에서 강철을 수입하는 업체 간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창출하여 전략적인 탄소 누출(EU 역내의 기후 관련 비용을 피하거나 EU 제품을 좀 더 탄소 집약적인 수입품으로 대체하기 위해 생산 기지를 역외로 이전하려는 노력)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 최대 철강국인 중국은 국가 차원의 탄소 가격제를 수립했으며, 향후 몇 년 내에 철강 배출가스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2050년 넷제로 배출가스 달성을 위한 여정에서 2005년 수준에 비해 2030년까지 배출가스를 적어도 50%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녹색 철강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을 것
이에 대응해, 선제적인 접근방식이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주요 철강업체들은 배출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고 있다.
기존 철강업체의 철강 생산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세 가지의 주요 방안이 있다. (보기 1 참조)
[1] 직접환원철-전기아크로 방식
전통적인 통합 철강업체의 고로-전로(BF-BOF) 방식을 직접환원철-전기아크로(DRI-EAF)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은 충분히 발달한 기술 대안 중 하나이다. DRI 생산 시설들은 고품위 철광석 펠릿(high-grade iron ore pellets)을 소비하며 천연가스(NG)로 가동된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녹색수소(H2)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술 개선을 통해 배출가스는 BF-BOF 생산 방식에 비해 33%~55% 감소할 수 있으며, 이는 Scope 1 및 2, 그리고 업스트림 Scope 3 배출가스를 고려한 것이다. 이미 전 세계에는 1억 톤이 넘는 천연가스 기반 DRI-EAF 생산 능력이 있다.
몇몇 통합 기업들은 EAF의 대안으로서 합금철 전기로(submerged arc furnaces, SAF)를 용광로로 이용해 고체 DRI를 녹이고 기존 BOF로 철을 옮기기 전에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 철 스크랩
EAF를 이용한 철 스크랩 처리는 범용(commodity-grade) 철강의 생산을 탈탄소화하는 입증된 방법이다. 더 고품위의 철강을 생산하려면 철강기업은 반드시 DRI-EAF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유럽은 이미 고도로 재활용된 철강을 이용하지만, 중국 등의 다른 지역들은 재활용 철 스크랩의 활용에 있어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보면 철 스크랩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철강 생산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3]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
또 다른 탈탄소화 대안에는 철강 생산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가스를 포집한 다음 이를 분리하거나 산업 공정에 이용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이 기술은 많은 지역에서 대중의 저항에 직면하고 있으나 탄소 분리를 위해서는 제한적인 수의 지질학적 형태에 대한 접근성이 필요하다.
세 가지 방안 중 어떤 것이 철강 부문의 가장 현실적인 배출가스 저감 방법을 제시하는지에 대해서는 높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현재 세 가지 방안 모두 여러 문제에 처해 있는데, 그 원인은 미성숙한 기술에 대한 의존성부터 상당한 비용 문제, 가용 원자재 부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어, DRI-EAF를 위해서는 고품위 철광석 펠릿이 필요하나 그러한 펠릿의 공급은 고품위 철광석 공급 및 펠리타이징(pelletizing) 능력의 제약으로 인해 제한적이다. SAF를 갖춘 기업들은 다소 저품위인 고로 펠릿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분철광석을 이용해 유동층로에서 DRI를 제조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공정이 성공할 경우 기업은 저품위 철광석을 이용해 고품위 철강을 생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전 세계에서 이러한 파일럿 프로젝트는 하나밖에 없다. 철광석 전기분해는 저품위 분철광석을 원료 물질로 활용할 수도 있는 또 하나의 기술이나 아직은 실험실 연구 단계에 있다.
위에서 개괄한 세 가지 방안과 관련된 도전 과제들의 측면에서, 우리는 철강업의 넷제로 배출가스 솔루션은 이 세 가지 방안 모두가 결합하여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보기 2 참조) 이 결합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시나리오 전반에서 예측 가능한 미래에 DRI-EAF 방식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고품위 철광석 펠릿 공급, 철스크랩, 녹색 수소의 성장을 통해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져 완전한 탄소 감축 잠재력을 달성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채굴기업이 철강 탈탄소화에 참여하는 방법
보다 자연 친화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생산공정을 재구성할 때, 철강기업들은 DRI-EAF 공장에서 사용할 더 많은 양의 철스크랩 및 고품질의 철광석 및 펠릿에 대한 접근성이 필요하다. 철광석 채굴기업들은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이들은 고객사에 대해 파트너십 및 전방 통합 등의 새로운 접근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철강기업과 보다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다음은 이들이 고려해보아야 할 세 가지 조치다.
[1] 고품질 철광석 생산의 가속화
철광석 채굴기업들은 이미 더 나은 품질의 철광석 생산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으나 그 이상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철 함량이 높고 불순물 함량이 낮은 철광석은 생산업체들이 고부가가치의 녹색 철강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한 철광석에 대한 수요는 철강기업들이 BF-BOF 공장에서 DRI-EAF 공장으로 전환함에 따라 증가할 것이다. 채굴기업들은 이러한 전환으로 발생되는 요건들을 예상하고 고품질의 자원에 접근하여 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포지셔닝할 필요가 있다.
[2] 다운스트림에서 해결책 모색
철강 기업의 DRI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철강 공장 현장에서 철강 생산을 하는 업계 관행은 바뀔 것이다. DRI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채굴기업들은 지역의 저비용 재생 에너지 및 천연가스 자원과 물류 측면의 우위를 활용하기에 최적인 위치에 DRI 공장을 세우고 가동함으로써 부족 현상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공을 위해서는 다운스트림 생태계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비용 경쟁력이 있는 재생 전기 및 녹색 수소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고 철강기업과 파트너십이나 장기 구매 계약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천연가스 가격 및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유럽의 DRI 생산은 단기적으로는 타당성이 떨어져 보인다. 유럽 외 지역의 저비용 천연가스에 대한 접근성이 현장의 핫차징(hot-charging) DRI의 이점보다 큰 상황에서, 이는 DRI 생산을 철강에서 분리하자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기업들이 새로 발표된 Hydrogen Accelerator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중 EU의 가스 공급 다각화를 위한 REPowerEU 계획의 일환을 통해 유럽의 녹색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DRI 생산을 촉진할 수 있다.
[3] 철 스크랩 재활용 참여
철강업체들이 탈탄소화 노력을 확대함에 따라, 철광석 채굴기업들은 철강기업 고객사들에게 철 스크랩에서 추출된 자재를 포함한 전 범위의 저탄소 금속을 제공할 기회가 생긴다. 철 스크랩 분야로 확장함으로써 채굴기업들은 철스크랩으로 인한 일차 금속 수요에 대한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으며, 향후 수십 년간 자원 순환의 메가 트렌드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철 스크랩 가치사슬의 하위부문들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는 실행가능한 진입 전략의 개발과 구체적이고 투자할만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채굴기업들은 철강업체와의 관계를 활용하고 현재의 사용가치(value-in-use) 모델을 철 스크랩 공급으로 확장함으로써 기존 철 스크랩 공급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또한, 철 스크랩 산업이 파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은 투명성을 촉진하고 통폐합을 통해 시너지 및 규모의 경제를 포착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 외에도 철 스크랩 재활용 사업 진입은 채굴 기업들의 전반적인 지속 가능성을 개선해줄 것이다.
철광석 채굴기업들은 철강업의 탈탄소화 솔루션에 동참할 명확한 인센티브를 가지고 있으나 시급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 지금 조치를 취함으로써 점점 가치가 커지고 있는 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획득하고 효과적인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 채굴기업이 지금 내리는 투자 결정은 향후 수십 년간 지속될 것이므로 채굴기업은 과감하게 조치를 취함으로써 철강 고객사들이 넷제로의 미래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을 도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