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기관(financial institution, FI)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해마다 수십억 달러씩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에 그들이 투자하는 비용과 이로 인한 수익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BCG 추정에 따르면, 전 세계 모든 금융기관이 디지털 전환에서 가장 성숙한 수준에 도달했을 때, 향후 10년간 그들이 거둘 수 있는 연간 총수익은 약 1,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보다 자세한 이해를 위해 BCG 디지털 전환 가속화 지표(Digital Acceleration Index, DAI)를 바탕으로 아시아와 유럽, 북아메리카 지역의 250개 금융기관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들의 디지털 전략이 성과 향상에 충분한 기여를 했는지’와 같은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파악했다.

분석 결과는 명확했다.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인 것은 처음부터 명확한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기관들이었다. 이들의 투자는 매출과 순이익 향상은 물론,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사실 이 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수준이었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점은 바로 처음부터 명확한 전략 없이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는 기관들의 성과가 가장 나빴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디지털 전환을 하지 않거나 이제 막 시작한 기관들보다도 성과가 훨씬 더 좋지 못했다. 이들은 잘못된 전략의 방향을 바로잡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다섯 가지 원형

 

몇몇 금융기관들은 분명히 디지털 전환의 최전선에 있으며, 디지털 이니셔티브의 규모를 확장하고 이로 인한 이익을 회수하고 있다. 강력한 디지털 전환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그들은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하며. 영감을 줄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고 일관된 의사 결정을 위한 적절한 가드레일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상당수의 금융기관은 분산된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그들은 탄탄한 디지털 전략 없이 개별적인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시작한다. 이 같은 개별적인 디지털 이니셔티브는 종종 그 가치를 펼치기도 전에 시간이 지나며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기관의 입장에서는 규모를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디지털 전환의 여정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탄탄한 디지털 전략 없이, 개별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진행하는 금융기관들은 가치를 창출하고 규모를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본 분석의 일환으로, BCG는 금융기관의 5가지 원형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선두 주자(Frontrunners), 초보 전략가(Beginner), 고급 디지털 전략가(Advanced Digital Strategists),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Digital Strategy Skippers), 후발 주자(Late Adopters). 이 5가지 원형은 디지털 전략, 직원 역량, 기술 및 성과 부문에서 BCG 디지털 전환 가속화 지표(DAI)에 따라 분석한 디지털 성숙도를 기반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에서 특히 놀라운 점은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며, 디지털 전략과 직원들의 역량을 위해 투자하고 있음에도 중요한 성과와 관련된 지표에서는 일관되게 4~5위의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단 슬라이드 참조) 예를 들어, 지난 3년 동안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는 매년 평균 4.6%씩 시장 점유율을 늘린 반면, ‘고급 디지털 전략가’와 ‘선두 주자’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6.0%, 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는 연간 평균 3.2% 기업 가치를 성장시킨 반면, ‘고급 디지털 전략가’와 ‘선두 주자’는 총기업 가치를 각각 5.4%, 6.1% 성장시켰다.

 

 

각 원형을 자세히 살펴보자.

 

[1] 선두 주자

디지털 전환의 성숙도 측면에서 ‘선두 주자(23%)’ 그룹은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으며, 모든 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그들은 명확한 디지털 전략을 갖추고, 리더십을 통해 문화를 변화한다. 일관된 전략 실행에 방해 요소가 되는 부서별 의사 결정 대신, 이들은 전체 조직 차원에서 동의 하에 의사 결정을 내림으로써 디지털 전략의 실행을 가속한다. 선두 주자는 디지털 전략 실행 능력이 있는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온 풍부한 경험치가 있고, 강력한 사이버 보안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심지어 스스로 ‘테크(tech)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다.

다른 원형과 비교해, 선두 주자 그룹은 기업 가치, 시장 점유율 성장률, 디지털 이니셔티브의 영향력, 자동화 수준을 포함한 다수의 성과 지표에서 압도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즉, 디지털 전환에 있어 선두 주자 그룹에 포함된다면 상당한 이익을 얻는다고 볼 수 있다. 선두 주자 그룹의 지리적 분포는 아시아 지역에서 더 높게 나타나고, 유럽과 북미 지역은 분포가 낮다. 아시아 지역 금융기관의 31%가 선두 주자에 해당되었지만, 유럽은 단 18%만이 선두 주자 단계의 디지털 성숙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 사회가 일반적으로 더 젊고, 디지털 지향적인 고객을 기반으로 하며, 파괴적인 혁신을 갖춘 플랫폼(예: 텐센트(Tencent), 알리바바(Alibaba), 제이디닷컴(JD.com))들의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 디지털 전략가

우리는 이 그룹을 ‘초급 전략가(16%)’와 ‘고급 전략가(26%)’로 나눴다. 당연히 고급 전략가 그룹의 성과가 더 좋지만, 두 그룹 모두 선두 주자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이들은 디지털 전략을 마련하는 데 특히 중점을 두고, 디지털 전략에 분명한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초급 전략가 그룹의 경우, 최고 경영진은 디지털 비전을 실현하고 사업부 내에서 디지털 우선순위와 로드맵을 조정한다. 반면, 고급 전략가 그룹의 경영진은 임직원들에게 디지털 마인드셋을 주입하고, 디지털 전략을 최우선으로 하여 글로벌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로드맵을 조정한다. 고급 전략가는 특히 디지털 프로젝트의 투자 자본 수익률(ROI) 측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 이 부분에서 고급 전략가 그룹은 선두 주자 그룹을 근소한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으며, 초급 전략가 그룹 또한 크지 않은 차이를 보이며 뒤따르고 있다.

 

[3]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16%)’ 그룹은 전반적으로 디지털 전략을 세우는 과정을 우회하고, 대신 디지털 기술과 임직원 역량에 즉각적인 투자를 감행한다. 그들은 종종 명확한 비즈니스 근거 없이 기회에 맞춰 디지털 전략을 도입해 실행하기도 한다.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들에게는 명확한 큰 그림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노력을 효과적으로 확장해 나갈 수 없다.

디지털화를 위한 노력이 기업 가치를 실현하는 빠른 기술의 습득(애자일한 업무 수행 방식 등)에 맞춰져 있다고 해도, 이들 그룹은 여러 성과 지표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 이들은 일관되게 디지털 전략가 그룹, 때로는 후발 주자 그룹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가치 증가 측면에서 평균보다 현저히 좋지 않는 성과를 보이며, 디지털 프로젝트의 ROI에서도 매우 낮은 성과를 보인다.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는 북미와 유럽에 더 많이 나타나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적게 보인다.

 

[4] 후발 주자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 ‘후발 주자(19%)’ 그룹은 모든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디지털 성숙도가 낮다. 일부는 가상 팀 구성, 서비스 운영의 디지털화, 데이터 전략, 지배구조 등의 분야에서 그들의 첫 번째 디지털화 작업을 시작했다.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와 마찬가지로, 후발 주자들은 여러 가지 핵심 성과 지표(KPI)에서 선두 주자와 디지털 전략가 그룹보다 낮은 성과를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 3년간 후발 주자 그룹의 시장 점유율은 연평균 4.6%로 나타났는데, 이는 선두 주자 그룹의 6.7%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유럽 내 기관은 평균보다 높은 빈도로 후발 주자가 집계되며, 전체 금융기관에서는 25%가 후발 주자에 해당한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단 13%만이 이 그룹에 해당한다.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길

 

공식화한 디지털 전략과 뛰어난 성과 간의 상관관계는 직관적이다. 명확한 디지털 전략을 바탕으로 시작한다면, 금융기관들은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과정을 전반적인 조직 전략 및 목표와 잘 맞춰갈 수 있으며, 고객과 직원을 위한 가치 창출을 디지털 혁신의 최우선 순위로 둘 수 있다. 이번 분석은 이 같은 직관적인 상관관계에 대한 통계적 근거를 제공한다. 전 세계 모든 금융기관이 ‘선두 주자’ 수준의 디지털 성숙도에 도달할 경우, 향후 10년간 매년 1,000억 달러가량의 수익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금융 기관들의 글로벌 수익 중 약 1/3 해당하는 수치다.

 

명확한 디지털 전략을 바탕으로 시작한다면, 금융기관들은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전반적인 조직 전략 및 목표와 잘 맞춰갈 수 있다.

 

이러한 인사이트는 디지털화를 진행 중인 ‘후발 주자’ 그룹, 또 현재 디지털화 방식의 성과가 매우 좋지 않기에 절실하게 수정이 필요한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 그룹에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후발 주자’를 위한 향후 실천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 조직 내 모든 팀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디지털 전략 목표(사업 & IT 부서 공동)를 정의하고, 지속해서 개발하라. 목표에는 디지털 전략의 실제 활용 사례와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 역량이 포함되어야 한다.
  • 조직의 목표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반복적인 형태의 전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라. 이는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사용 사례를 우선화하고, 새로운 모듈식 기술 구현과 같은 직원 역량 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
  • 직원 역량에 대한 투자에는 디지털 리더십의 역할 설정 및 권한 부여, 디지털 인재의 역량 확장, 애자일 업무 수행 방식 도입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적절한 업스킬링(upskilling)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어야 궁극적으로 데이터 및 AI 적용을 최대한으로 확대할 데이터 역량 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
  • 기업 가치와 성과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디지털 목표 및 로드맵을 보유한 가치 관리 부서를 설립하고, 모든 디지털 활용 사례가 이와 일치하도록 한다.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를 위한 향후 실천 방안은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 임직원의 역량 및 디지털 기술이 현재의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달성하기에 충분한지 평가한다.
  • IT 부서만이 아닌, 사업 부서 또한 디지털 전략 및 목표를 정의하도록 한다.
  • 현재의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위한 임직원의 역량과 기술이 디지털 전략 목표에 맞는지 확인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조정 과정을 거친 뒤 기업 가치와 긍정적인 성과에 중점을 둔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실행한다.

본 분석에 따르면, 디지털 인재의 역량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 그룹은 때로는 후발 주자 그룹보다 성과가 뒤떨어질 만큼 좋지 않은 수준이다. 만약 전략 없는 디지털 추진자 그룹이 현재의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디지털 전략을 새롭게 정의한 뒤 해당 이니셔티브를 새로운 디지털 전략에 맞춰 조정한다면 충분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편, 후발 주자들은 선두 주자와 디지털 전략가의 사례를 활용해 초창기부터 잠재력이 큰 경로를 설정하고 나아가는 것이 좋다. 두 그룹 모두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막대한 잠재적 이익을 감안하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

 

 

 

금융기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어디까지 왔나? - 전략 없는 디지털 전환 기업을 위한 핵심 가이드 6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