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의 일부 지역에서 심각한 사회적 불안을 겪고 있고 다른 곳에서도 불안감에 휩싸여 있지만, 우리는 글로벌 공동체로서 세계적 대유행의 고비를 천천히 넘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반대편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정, 즉 넘어야 될 장애물들과 후퇴, 여정의 기간뿐만 아니라 반대편에 도달했을 때 모든 상황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3월 중순 이후 신규감염 사례가 거의 없고 회복이 진행 중인 중국에서도 소비자의 62%는 코로나19 발생 이전과는 일상 생활이 크게 달라졌다고 답했으며, 37%는 대유행 이전과 비교하여 앞으로 1개월 동안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도표 1 참조).
위기의 반대편으로 건너가기 전
우리는 일상생활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봉쇄조치 기간 동안 소비자들은 일상활동이 제한되는 대신 디지털/ 재택/ 건강 및 위생 관련 활동을 늘렸다(도표 2 참조).
다음 주, 다음 달, 내년 또는 지금으로부터 3년 후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진정된 후 어떤 행동이 서서히 사라질지, 그리고 코로나19가 잊혀진 후에도 지속될 행동은 무엇일지 파악하는 것은 수요를 가장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많은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또한, 수요의 전개, 형태, 특성을 평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 뉴노멀 예측변수
스냅샷 #8에서 자세히 설명했듯이, 소비자들은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하지 못하기로 악명 높다. 소비자들이 의도적으로 진실되지 않게 답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 상황을 가정하고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되는 감정을 충분히 상상해보고, 실제 행동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절충해야 되는 것들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가 실제로 미래에 하게 될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NNP(New Normal Predictors, 뉴노멀 예측변수)라고 하는 일련의 관점을 통해 소비자 의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도표 3 참조).
BCG의 NNP는 5가지 중요한 매개변수를 고려한다. 유사한 상황에서의 과거 행동, 의도의 실현가능성, 습관의 심리, 상황, 그리고 소비자의 심리가 5가지 매개변수이다(이하의 “BCG의 뉴노멀 예측변수(NNPS)란?” 참조).
BCG의 뉴노멀 예측변수(NNPS)란?
NNP가 미래의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하는 5가지 기준은 과거의 행동, 의도의 실현가능성, 수동적 습관, 상황 및 심리이다.
과거의 행동.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가장 좋은 지표가 되는 것은 과거 행동이므로 소비자들이 과거 위기기간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러한 위기 동안 소비자가 채택한 어떤 행동양식과 심리가 나중에 일반적인 표준이 되었으며, 어떤 변화가 더 오래 지속되었으며, 이러한 변화가 현재 코로나19 위기가 초래한 변화들과 얼마나 유사한지 살펴봐야 한다.
과거 위기를 거쳐온 소비자 심리와 증거자료는 소비자들이 회복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이 진정되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비상시” 관행 중 일부를 중단하고 위기 전 행동양식으로 되돌아가는 경향을 보인다. 과거 행동양식으로의 복귀를 결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강경한 거부자(hard rejector)” 중에서도 일부만이 시간 경과 후 과거 행동양식으로 복귀하지 않는다. BCG에서는 특정 행동규범으로 돌아가는 고객의 경향을 위기 복귀 원칙(Crisis Reversion Principle)이라고 부른다.
의도의 실현가능성. 또 다른 중요한 변수는 고객이 봉쇄조치 하에서 포기했던 활동으로 복귀하거나, 봉쇄조치 하에서 처음으로 시도했거나 늘린 활동을 지속하려는 의도의 실현가능 정도이다. 소비자가 해당 활동을 하면서 느낀 즐거움의 정도와, 미래에 해당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시간 및 자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해 결심으로 흔하게 다짐하는 헬스클럽 가기를 예로 들자면, 많은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헬스클럽에 갈 야심찬 계획을 세우면서 새해를 시작하지만 장기적으로 헬스클럽에 가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별 짓는 두 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운동할 때 느꼈던 즐거움의 수준과, 다른 우선순위 및 의무를 고려할 때 운동 지속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이 그 두 가지 요소이다.
수동적 습관. 심리적 관성, 즉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과 의도적으로 또는 덜 의식적으로 형성된 습관의 심리학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책들이 많다. 이러한 분석에서 중요한 인사이트는 일단 형성된 습관은 깨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위기 동안 많은 소비자들이 시작한 활동이 진정한 습관이 되었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편의를 위한 방편이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 상황이라는 변수에는 정부 제한조치와 같은 거시적 요소, 또는 개인적 공동체 또는 사회적 소속과 같은 미시적 요소가 포함될 수 있다. 두 가지 유형의 상황 모두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심리. 상황 변수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신뢰는 거시적 수준(예: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 또는 공중보건 및 안전에 대한 두려움)과 미시적 수준(예: 개인 금융 보안 또는 실직에 대한 우려)에서 결정된다. 이 두 수준의 심리는 소비자 행동과 지출, 의도의 실현가능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NNPS 적용 이전에 파악할 수 있는 소비자 인사이트
대부분의 소비자는 현재 특정 활동을 더 적게 또는 더 많이 수행하는 것과 상관없이 과거의 일상(“올드 노멀”)으로 돌아가려고 의도하거나 희망한다(도표 4 참조).
순수한 의도
뉴 노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것이 항상 쉽지는 않다. 실제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려는 소비자의 열망과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살펴보면, 활동 전반에 걸친 의도의 실현가능성이 의도 자체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가 다시 하고 싶어 하는 활동들(예: 레저 여행)과 많은 사람들이 이미 활동을 늘렸거나 지속적으로 하기를 원하는 활동들(예: 운동, 요리, 재택근무)의 경우, 순 욕구(해당 활동을 늘리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비율에서 해당 활동을 줄이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비율을 뺀 값)가 높게 나타난다(도표 5 참조).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거나 의도하는 활동 수준 또는 “뉴 노멀”에 도달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다(도표 6 참조). 예를 들어, 응답 소비자의 31%가 코로나19 이후 레저 여행을 늘리고 싶어 하지만 21%만이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양한 활동 수행에 대한 소비자의 능력을 제한할 수 있는 조건을 살펴보면 “우려”(건강 관련)가 여러 활동에 걸쳐 가장 큰 제약조건으로 나타난다.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되면 이 제약조건은 사라지고 레저여행 및 실외 엔터테인먼트 등의 활동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복의 속도는 코로나19 확산 진행과 각국이 감염확산을 완전히 통제하는 속도에 상당부분 달려있다(도표 7 참조).
코로나19 확산의 결과로 특히 위축된 심리를 보인 소비자들이 여행이나 외식과 같은 특정 활동으로 복귀하는 데 관심이 적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도표 8 참조). 예를 들어, 자신의 재정상태에 대해 걱정하는 소비자는 여행을 줄일 가능성이 더 높고, 2차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소비자는 예전보다 외식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오래된 버릇은 고치기 어려움
나이든 소비자에게 새로운 기술을 알려주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일이다. BCG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어릴수록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동안 새로운 습관이 생겼고 위기가 지나간 후에도 자신들의 변화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도표 9 참조). 이 인사이트는 기업들이 장기적인 행동의 변화를 주도하고,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이용을 뉴 노멀로 정착시킬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Z 세대 및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종합: NNPS의 시사점
소비자가 표현하는 것과 판단하는 것을 표면적으로만 보지 않고 NNP를 종합적으로 적용하여 살펴보면, 코로나19 사태 동안 소비자가 늘리거나 줄이고 있는 활동들에서 뉴 노멀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도표 10 참조).
봉쇄조치 이후 주춤할 수는 있지만 디지털 도입, 편의성 및 유연성 증대를 모색하는 기존의 소비자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소비자들이 일부 카테고리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구매를 시도함에 따라, 특히 젊은 세대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중에 디지털 이용이 증가했다(도표 11 참조). SARS 발생 후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이용의 증가는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코로나19 이전 대비 화상 채팅, 소셜 미디어, 가상 수업, 홈 엔터테인먼트(예: 스트리밍 구독, 주문형비디오 서비스), 온라인 쇼핑 이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많은 고객들이 디지털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이점 때문에, 예를 들어 즉시 구매가 가능하고 실제 물건을 보고 만지고 사용해 볼 수 있다든지, 매장에서의 쇼핑 경험 자체를 누리기 위해 매장에서 쇼핑을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됨에 따라 리테일 매장의 회복이 예측되지만, 디지털 쇼핑으로의 전환은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리테일 활동을 다소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또한 편의성과 유연성 증대를 추구하는 소비자 추세를 지원하는 새로운 업무 모델이 코로나19 이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과 근로자들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재택/원격근무, 화상/전화 회의 정책과 관행의 성공을 목격한 후 이들 활동 확대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27개 국 21개 산업의 30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최근 BCG 조사에서 응답자의 93%가 회사의 원격 근무 및 회의 정책이 영구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66%는 출장 관련 정책이 영구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동일한 설문조사에서 27%의 소비자들도 재택근무를 확대 적용하는 것에 관심을 나타냈다. 비용절감의 이점과 직원만족도 향상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후 더 많은 인력이 재택 근무를 지속하고 출장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형성된 몇 가지 소비자 습관은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현재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소비자 습관의 예로 더 자주 손을 씻는 것과 집에서 요리 시간이 늘어난 것을 들 수 있으며, 요리시간 증가는 위기 기간 동안 가족들이 저녁을 함께 하는 등 가족모임이 생긴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요리의 최대 제약이 충분한 시간 확보 여부이므로 실제로는 장기적으로 요리활동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예상한다.
반면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부 변화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얼 데이 전날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레저 여행은 소비자들이 가장 다시 하고 싶어하는 활동이며(예: 미국 소비자의 61%가 “다시 여행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라고 응답함),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면 소비자들이 여행을 다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스포츠 경기에 가거나 쇼에 참석하는 등 실외에서의 엔터테인먼트는 장기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소비자들이 집에서 영화를 보는 행위에 익숙해지고 그 이점을 경험함에 따라 영화관 방문은 다소 감소할 수 있다. 운동은 예전부터 모든 사람들이 늘리려고 계획하는 활동이지만, 장기적으로 실제로 성공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일과 일상의 의무가 평상시 수준으로 증가하면 운동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의도의 실행가능성 측면에서, 운동은 소비자가 원하는 행동이라기 보다는 해야 하는 활동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문화적 배경이나 현지의 통념에 비추어 볼 때, 마스크 착용이 대규모로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마스크 착용이 이미 널리 수용된 아시아 등 여타 지역에서는 마스크 이용 증가 행태가 지속될 수 있다.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소비자가 테이크아웃과 음식배달 또는 외식 중 어디에 식사 목적의 지출을 할 지 예상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행동양식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표현하고 있으며, 경기침체 영향을 감안할 때 (또한 재정적 압박 상황에서 배달음식 비용이 높다고 인식하므로) 코로나19 이전 수준 대비 테이크아웃 및 음식배달이 약간 감소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식당 이외 장소에서의 식사(테이크아웃 및 배달)는 코로나19 이전에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BCG의 경험상 이러한 (디지털) 행동이 일단 시작되면 과거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으며, 코로나19로 인한 테이크아웃과 배달 서비스 이용의 급증 현상이 끝난 후에도 과거 대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즉, 경기침체 가능성과 카테고리 내 전체지출 감소로 인해 전체 식당 매출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지만, 코로나19가 테이크아웃 및 배달서비스 보급을 가속화하며 해당 카테고리가 식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증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건너편
물론, 코로나19 감염확산이 억제된 후, 어떤 행동이 지속되고 어떤 행태가 사라질 것인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 기업은 NNP를 통해 소비자 행동이 어디로 향할지 평가하고 가설을 세울 수 있으며, 이러한 행동을 예상함으로써 경쟁업체보다 먼저 적응하고 미래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음 스냅샷에서는 다른 국가들보다 코로나19 진행 정도 및 관리 측면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중국의 경우를 살펴보고 회복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평가할 것이다. 중국의 경험은 다른 국가들이 향후 회복기간 동안 겪을 상황의 예고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