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의 대혼란 속에서, 지구의 건강에 대한 화두가 크게 떠올랐다. 지금 자동차 업계에서는 불과 1년 전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빠른 속도로 전기차(electric vehicle, EV)의 도입을 논의하고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주요 자동차제조업체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으며, 전기자동차, SUV 및 기타 경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19년 8%에서 2020년 12%로 성장했으며 2021년 초까지 계속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 몇 년간 급격히 가속화될 것이다. 실제로, BCG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2026년까지 전기 차량이 전 세계 판매 경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이전 보고서에 예상했던 것보다 4년 빠른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내연기관(internal combustion engine, ICE)을 대체하는 무공해차량(zero-emission vehicle)이 2035년 직후 전 세계 새로운 경차 판매에서 주도적인 파워트레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0년 동안 ICE 시대에서 EV 시대로의 전환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급속한 변화를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환경적인 관점에서, EV 시대는 더 빠르게 도입되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는 전 세계에서 사용 중인 자동차의 총량(car parc)이 훨씬 느리게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BCG 모델링에 따르면,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추진하는 유럽을 포함해 대부분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부문이 전 세계 배출량 감축을 위한 파리협정(Paris Agreement)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와 제대로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EV 전환이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EU가 그린딜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체 차량의 배출량을 벌충하기 위해 2043년까지 경차 배출량을 90% 줄여야 하는데 이는 현재 예측보다 7년 빠른 것이다. 이를 달성하려면 무공해차량 도입을 더욱 앞당기는 동시에 휘발유와 디젤 차량을 도로에서 제거하는 것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신속한 EV 도입을 위한 필수요건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자동차는 지난해 획기적인 성장을 구가했다.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plug-in hybrid)와 BEV(배터리 전기차, battery electric vehicle)의 판매가 특히 강세를 보였다. 경차 시장에서 그 비중이 2020년 미국에서 2.2%, 중국에서 5%로 상승했으며, 유럽에서는 플러그인 차량의 4분기 판매가 2019년 동기간 대비 230% 급증하면서 놀랍게도 9.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강력한 인센티브에 더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하락으로 인해 매출 성장이 촉진된 것이다.
배터리는 EV에서 가장 비싼 구성요소로, 전체 원가의 20%에서 30%를 차지한다. 니켈 비중이 높은 배터리팩의 평균비용은 주요 업체에서 2020년 kWh당 150달러 이하로 하락했는데, 이는 2019년 후반 예상했던 것보다 20달러 낮은 가격이었다. 가격급락은 주로 전지화학과 팩 조립의 혁신, 생산 규모 확대, 제조프로세스 개선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규제 측면에서, EU는 유럽 그린딜의 일환으로 2050년 탄소 중립 자동차 배출목표를 설정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더 엄격한 배기관 배출을 특히 강조하며 파리협정에 재가입했으며, 캘리포니아는 2035년에 휘발유 및 디젤 연소 신차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15개국 이상이 2035년까지 ICE를 단계적으로 제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CG 예측에서는 이 목표의 대부분이 충족되는 것을 가정한다.
이처럼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볼보(Volvo), 재규어(Jaguar) 및 다른 기타 주요 OEM들이 더욱 강력하게 전동화를 추진하는 것을 한층 장려해 더 많은 업체가 ICE 파워트레인 전체를 단계적으로 제거할 것을 공언했다. 공급망, 충전 인프라, 업그레이드 전자 망에 대한 투자확대 역시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동화 로드맵
파워트레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는 2025년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모든 경차의 47%가 완전히 전기 혹은 하이브리드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전환, 특히 순수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은 다른 주요 시장보다 유럽과 중국에서 더욱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브라질과 인도와 같은 대형 개발도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서서히 진행될 수도 있다. (‘전동화의 다양한 경로’ 참조)
전동화의 국가별 다양한 방식
EV 전환은 두 가지 속도로 이루어질 것이다. 전환을 촉진하는 모든 동인이 갖춰진 중국, EU, 미국과 같은 시장에서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반면 역학구조가 다르게 펼쳐지는 다른 거대 자동차 시장에서는 보다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브라질이 그중 한 시장이다. 브라질의 규제 로드맵은 무공해차량을 추진하기보다는 바이오 연료의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규제기준, 재무 인센티브, 충전 인프라 구축 약속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OEM이 EV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현재, 브라질에서 EV는 동급 ICE 차량보다 3배 더 비싸다. 우리는 2030년까지 브라질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경우 2%에서 10%만이 상당 부분 정부와 업계가 취하는 대책에 따라 완전 전기 혹은 하이브리드 차량일 것으로 전망한다.
인도의 상황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라트 스테이지 VI(Bharat Stage VI) 배출기준과 전기차, 버스, 이륜 및 삼륜차에 대한 보조금 등 규제상의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그 전환은 디젤연료에 대한 오랜 보조금, 압축천연가스 투자 증가, 주도적 OEM들의 EV 옵션 제한 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소도시와 촌락 지역에서 충분하지 않은 충전 인프라 역시 도입을 늦추는 요인일 것이다.
BCG 분석에 따르면, ICE는 2030년 인도의 새로운 경차 판매의 40%를, 압축천연가스 파워트레인은 15%, 디젤은 12%를 차지할 것이다. 배터리 EV가 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지 10%일 것이며 나머지는 하이브리드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판매 대수가 자동차보다 5배 더 큰 이륜 및 삼륜차 세그먼트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은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2030년까지 인도에서 판매되는 이륜차의 15%에서 25%, 삼륜차의 25%에서 30%가 배터리 EV일 것으로 전망한다.
가장 발전된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일본은 완전한 EV 도입을 위해 자체적인 우회경로를 따르고 있다. 일본은 전동화의 선두주자로, 하이브리드 차량은 현재 신차시장의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보급률이다. 또한, 일본은 2035년까지 순수 ICE 차량을 금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1인당 연간 주행거리, 규제환경, OEM 기술로드맵, 하이브리드의 시장지배력 등 일본 운송산업의 역학구조로 인해, 하이브리드의 시장지배력이 다른 많은 선진국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이다. 2030년까지, BEV가 새로운 경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한 데 반해, 하이브리드가 절반 이상을, ICE 차량이 32%를 차지할 것이다.
각기 다른 파워트레인 궤적으로 인해, 수십 년 동안 진정한 글로벌 플랫폼과 최적화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온 OEM들에게 복잡한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브라질, 인도, 일본과 같은 주요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OEM들은 글로벌 플랫폼을 이용해 만들어냈던 규모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정부와 업계는 EV 가격을 낮춰주는 소형 배터리와 충전이 편리하지 않은 경우를 대비한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현지 시장을 위한 혁신을 통해 합리적인 경우에 추가적인 전동화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다.
시장에 상관없이, 배터리 가격 급락, 정부규제의 강화, 새로운 EV 모델의 도입이 계속해서 EV 전환의 주요동인이 될 것이다. 우리는 ICE 시대가 막을 내리고 EV 시대의 여명이 다음의 세 단계에 걸쳐 펼쳐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보기 1 참조)
- 1단계: 인센티브와 얼리어답터 주도 전동화. 규제 및 정부 인센티브는 향후 몇 년간, 전동 자동차의 도입을 주도할 것이며, 우리는 전동 파워트레인이 모든 경량 자동차 세그먼트 전반에서 연간 2,5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3년까지 OEM들은 300개 이상의 배터리 전기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어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선택권을 누리게 것이다. 플러그인, 풀(full), 마일드(mild) 하이브리드가 2023년 전 세계 경차 시장의 25%를 점유할 것이며, BEV는 그 비중이 7%일 것이다. 대량 생산을 하는 OEM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배터리 비용이 하락하면서, 더 많은 BEV가 정부 인센티브 없이도 ICE와 동등한 수준의 5년 총 소유 비용을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2단계: 소유 비용 주도 전동화. 2030년 즈음, 소비자들은 대대적으로 전기자동차로 전환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 쯤이면, 전동자동차 소유의 비용 이점은 모든 지역과 세그먼트에서 분명해질 것이다. 배터리팩 비용은 kWh당 75달러로 하락하고 BEV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8%까지 상승할 것이다. 무공해차량으로의 파워트레인 전환은 유럽과 중국에서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이 시장에서 BEV 보급률은 각각 43%와 40%에 달할 것이다. 한편, PHEV 보급률은 정부의 인센티브가 기한을 다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할 수 있다. 전통적인 ICE의 시장점유율은 2030년까지 2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에 화석연료 연소 차량의 첫 번째 의미 있는 금지조치가 발효되기 시작할 것이다.
- 3단계: 공급 주도 전동화. 2020년 말에는, 총소유 비용보다는 공급이 EV 도입을 주도하리라 전망한다. 일부 OEM들이 물량이 많은 ICE 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시작할 것이다. 전 세계 BEV 비중은 2035년 45%로 상승할 것이고, 미국에서 54%, 중국에서 58%, 유럽에서 62%에 도달할 것이다. (보기 2 참조) 이때 쯤이면, 이모빌리티(e-mobility)의 최종 지배기업들이 거의 결정됐을 것이다. 자동차 가치사슬의 모든 연결고리가 재설정될 것이다. 시장주도권은 EV 전문 기업과 기존 OEM 사이에서 더욱 고르게 분배될 것이며, 모든 지역에서 기업들이 포트폴리오 관리를 얼마나 잘하고 생산, 유통, 서비스를 얼마나 잘 확장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문제 해결
이 같은 시장 동향이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중대한 변화 없이 기후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자동차 업계는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상승으로 제한하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체적으로 운송은 지구 이산화탄소 배출의 약 12%를 차지한다. 그리고 해양운송과 항공과 같은 부문과는 달리, 경량 승용차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확실한 기술적 방안이 있다. 바로 전동화다.
하지만, 현재 경량 승용차 부문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 전체를 변화시키는 데에는 거의 2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2035년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이 탄소 중립 차량이라 해도, 도로 위 차량의 70%는 여전히 휘발유나 디젤 연소 차량일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 노력의 선봉에 있는 국가들조차도 탈탄소화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럽 연합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린딜에 따라 1990년 4억 3,300만 미터톤의 이산화탄소 등가물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EU 전체 자동차의 탄소 배출량을 55%, 2050년까지 90% 이상 감축해야 한다. 무공해차량이 2030년 신차 판매의 42%를 차지할 것이라는 우리의 예측을 바탕으로 하면, 휘발유와 디젤로 구동되는 차량은 이 시점에 EU 전체 자동차의 65%를 차지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EU 승용차 부문이 온실가스 배출을 단지 28% 감축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우리는 EU의 전체 자동차가 2050년에는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는데, 이때 쯤이면 유럽 도로의 거의 모든 차가 무공해차량이며 나머지 몇몇 ICE 차량은 전자 연료를 이용해 배출을 최소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EU의 자동차 부문은 예산보다 대기 중에 훨씬 더 많은 탄소를 뿜어내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축적된 이산화탄소로 인해 EU가 현재 2020년대에 추가적인 조치를 도입하지 않고서는 지구온난화를 감소시키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BCG 분석에 따르면, EU의 자동차 부문이 탄소배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2030년까지 새로운 ICE 판매를 훨씬 더 빠르게 중단하고 무공해경차만을 판매하는 것이다. (보기 3 참조) 배터리 생산을 위한 원자재의 가용성과 무공해차량을 지원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 및 에너지 망에 대한 충분히 근거 있는 우려를 고려하면 이 목표는 아마도 비현실적일 것이다.
2050년 탄소 중립목표 달성을 위한 중간 배출 목표를 설정한 다른 주요 시장은 없지만, BCG의 예측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의 자동차 부문은 모두 계획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 전체로 보면, 경차의 배출량은 2050년은 말할 것도 없고 2060년까지 90% 감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자동차에서는 휘발유 동력 SUV와 픽업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이 EU보다 훨씬 더 높고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추정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자동차 부문은 현재 경로대로라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겨우 75%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영향을 줄이는 데 필요한 배출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전기차를 구매해야 할 뿐 아니라 전체 자동차 구성 역시 더욱 빨리 변화해야 한다.
정부 및 정책 결정자들은 어떻게 전환을 가속할 것인가
자동차 구성을 변화시키기 위해, 각국 정부들은 이미 실행을 약속한 규제와 인센티브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차량의 사용금지에 대한 기존 일정은 앞당겨져야 할 것이다. 현재 부족한 부분이 많은 규제집행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무공해차량의 더욱더 빠른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배출기준과 소비자를 위한 재정적인 인센티브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들은 또한 배터리 충전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유틸리티 및 자동차 업계와 협업해야 한다. 편리한 충전소의 부족은 플러그인 차량의 도입에 가장 심각한 장애물 중 하나이다. 정책 결정자들이 인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충전 인프라 투자에 지속적인 자금 조달을 제공하는 캘리포니아의 저탄소 연료 기준(Low Carbon Fuel Standard) 프로그램와 같은 이니셔티브를 시행한다면 충전소 구축 가속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V 도입을 촉진하면서, 정책 결정자들은 또한 기존의 휘발유 및 디젤 연소 차량이 더욱 빨리 도로에서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일례로 뉴델리는 10년 이상 된 디젤 차량의 운행을 금지했다. 정부는 미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Chuck Schumer)가 제안한 ‘노후차량 보상(cash for clunkers)’ 프로그램과 유사한 인센티브들도 고려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자동차 소유주들이 오래되고 연비가 떨어지는 차량을 팔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2009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니셔티브를 업데이트한 것이다.
탄소 저감 목표 달성을 돕는 또 다른 중요한 방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대중교통과 자전거와 같은 대체 이동수단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는 것이다.
최종 해결 방안
배터리 가격 인하, 규제, 자동차 제조사들의 야심 찬 계획 외에도, EV 도입 촉진을 위해서는 몇몇 다른 요소들이 함께 작용해야 한다.
BCG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ICE 차량보다 EV를 선택할 수도 있는 고객들에게 가장 큰 방해요소이다. 예상되는 EV 성장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다음 십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억 개의 충전소가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정부와 OEM들은 이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 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EV의 수요증가를 감당하기 위해 전력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2030년까지 판매BEV 한 대당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약 1,100달러의 추가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기간 동안 미국에서의 BEV 판매 예상치를 고려하면, 이는 전력망 투자에 약 250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다른 국가에서는 필요한 투자가 훨씬 더 클 수도 있다.
EV 공급망도 준비돼야 한다. 배터리 전지와 리튬 및 니켈과 같은 핵심소재의 생산은 2030년까지 10배 성장해야 한다. 폭스바겐(Volkswagen)은 최근 유럽에서만 배터리 수요가 2030년까지 240GWh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는 2020년 전 세계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많은 양이다. 원자재공급이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공급의 병목현상이 발생해 배터리 가격의 인하를 늦출 수 있다. EV 전환에서 딜러의 역할 역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콕스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의 2019년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동화에 투자하고는 있지만 딜러의 56%가 미래 EV 수요에 제대로 준비돼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OEM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장애물들이 결국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 점점 더 많은 자본이 가용해질 것이고, 정책 결정자들과 업계 리더들의 의지는 강력하며, 기술은 장기적으로 EV 전환이 실패하지 않을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업계를 위한 구조 전 전환
탄소 중립으로 더 빠르게 전환하는 것은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BCG의 전망에 따르면, 판매되는 경량 자동차 2대 당 1대는 약 10년 내로 배터리로 구동될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OEM에게 겨우 2번의 차량개발 주기를 의미한다.
한 세기에 한 번 있을 법한 이 전환에는 ICE에서 EV로 파워트레인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훨씬 많은 변화가 뒤따른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재고를 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새로운 시대의 EV 기업들은 강력한 상품을 제공할 뿐 아니라 매우 다른 경제구조 하에서 운영되고 있다. 단순화된 전기 및 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중심 접근법을 통해 비용을 대폭 절감하면서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들의 판매 및 서비스 모델 역시 전통적인 딜러 네트워크가 아닌 직접 온라인판매에 의존하는 이전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또한, 많은 전기차 OEM들이 계약 제조업체를 활용해 상품과 생산을 분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배터리 가격이 더욱 하락하면, 생산모델은 전통적인 픽업트럭보다는 아이폰의 비즈니스 모델을 더 닮게 될 수도 있다.
ICE에서 무공해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하는 것 외에도, 기존 OEM들은 전기 아키텍처, 연결성,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법을 혁신하고 고객들과 소통하고, 고객들에게 기쁨을 주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광범위한 변혁을 위해서는 자동차 제조사보다는 소비자기술기업에 더 가까운 운영모델과 업무수행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 OEM들은 비용구조를 혁신함으로써 이 여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앞으로 펼쳐질 길은 챌린저 OEM들에게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아 고객들의 마음 속에 특별함으로 자리 잡은 브랜드들에 대항해 싸워야 한다. 또한 수십 년 동안 고품질의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비용을 관리하는 기술을 터득해 온 자동차제조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의 OEM들은 대규모 생산, 품질, 유통, 서비스라는 거대한 도전과제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역사에는 훌륭한 제품을 가졌지만 이 도전과제를 극복할 수 없었던 신규 진출업체들이 무수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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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는 지난 10년간 가장 급진적인 전망마저도 뛰어넘는 속도로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여전히 기후변화 축소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 결정자들과 자동차 업계는 EV의 시장의 발전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오래된 휘발유 및 디젤 구동 차량을 더욱 빨리 제거함으로써, 발생하고 있는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에 있어 더없이 중요한 움직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