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계를 변화시킨 올해의 사건을 겪으며, 미국 소비자들의 생명 보험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일의 가치를 새롭게 인지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과정에도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가 의료 서비스의 위기를 초래하기 이전에도 분명 존재했지만, 올해 이후로는 더욱 두드러질 것임에 분명하다.
개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생명보험 업계에는 새로운 기회가 나타난다. 보통 개인의 사망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생명보험사가 ‘프레임을 뒤집어’ 질병 예방과 장수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떻게 될까? 보험사가 고객이 오랫동안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과정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면 어떨까?
BCG는 2020년 초부터 경영진들과 이와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점점 더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사람들의 디지털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생명보험사에게 새로운 역할을 맡을 기회가 나타났다. “웰니스(Wellness)”는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면서 성과를 향상시킬 새로운 기회이다.
참여도 증진의 길
생명보험사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 분야인 금융 보호 업무에서는 고객과 상호작용할 기회가 많지 않다. 고객이 1년 내내 생명보험사에 연락해야 할 이유는 그리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사는 고객에게 중요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하지 않으며, 고객의 일상생활 편의를 도모할 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혹시나 필요한 일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각종 정책이 마련되어 있는 정도이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렇게 지속적인 참여가 결여된다는 것이 상당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충성도를 증진시킬 수단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고객의 자연 감소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오늘날 미국 성인의 약 57%가 단체 또는 개인 생명보험에 가입되어 있는데, 이는 2011년에 비해 6%가량 감소한 수치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불과 34%만이 개인 생명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핵심 고객 집단에서 매우 낮은 수치라 할 수 있다.
“웰니스란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도움을 주면서 성과를 향상시킬 새로운 기회이다.”
생명보험사도 손쉽게 접근 가능하고 전통적인 제품을 넘어서는 고가치 솔루션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더욱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 업체가 순수한 금융 보호를 넘어 웰니스의 다른 측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재정적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큰 확장이 이루어졌다. 재무 상담, 금융 분야의 지식 제공, 은퇴 계획을 포함하여 보험 업계에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서비스 분야이다.
생명보험사가 신체적인 웰니스 분야로 확장해야 한다는 사실은 반박할 수 없다. 오랫동안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금융적으로 건전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최종 소비자와 생명보험사 모두에게 당연한 목표이다. 문제는 이러한 목표를 추구하는 데 있어 생명보험사가 신뢰할 수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제자리를 찾아 가는 웰니스 전략의 구성 요소
신체적인 웰니스에 이르는 길이 새롭게 열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개인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기업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신규 데이터의 출처는 여러 가지가 있다.
- 건강 관련 활동 데이터. 이 정보는 피트니스 및 다이어트 추적 앱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다. 사람들의 웰니스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기 때문에, 건강한 습관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 의료 기록. 의사와 연구실, 병원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여기 포함된다. 의회와 일부 대형 소비자 기술 업체, 미국 공공 업계에서는 질병 관리에 반드시 필요한 이 데이터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일반 시험. 23앤미의 부분적인 스냅샷부터 전체 게놈지도까지 모든 것이 여기 포함된다. 게놈 데이터에서는 개인에게 최적화된 식이 요법, 필요한 의약품, 질병 위험성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데이터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고 해도, 사람들에게 보험사가 잠재적으로 개개인이 더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줄 거라는 인식이 없다면 큰 효용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보험사가 자신의 건강에 도움을 줄 거라고 인식하고 있다.
BCG와 보험협회 LIMBRA에서 지난 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대부분은 보험사에서 제안한 건강 및 웰니스 관련 정보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그림 1 참조.) 따라서 생명보험사와 소비자들에게 수명 연장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것은 명확하다. 따라서 웰니스를 기반으로 더 높은 수준의 참여도를 이끌어낼 여지가 있으며, 이를 통해 보험사는 최종 소비자와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도 있다.
웰니스 기반 기회의 사례
생명보험사의 웰니스가 주도하는 혁신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일부 사례를 보면 그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스위스 리(Swiss Re)와 독립 앱 개발사 셰어케어(Sharecare)의 파트너십을 한번 살펴보자.
어케어의 가장 유명한 제품인 리얼에이지(RealAge)는 사람들에게 실제 나이와 대비되는 “피트니스 및 웰니스 나이”를 제시해 준다. 전 세계적으로 4300만 명이 리얼에이지의 평가를 완료하였고, 실제 나이는 55세이지만 피트니스 나이는 45세이거나 혹은 그 반대라는 등 자신의 결과를 확인했다. 이후 리얼에이지에서는 피트니스를 개선할 수 있는 각종 도구와 조언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방식이 바로 생명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접근하여 고객의 건강과 웰니스 관련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사례는 디지털 생명보험 브로커인 스프라우트(Sproutt)에서 사용자에게 수명 연장을 위한 제안을 할 때 사용하는 인공지능 기반 생활 방식 설문조사이다. 이 회사에서는 건강한 사용자들에게는 생명보험금을 할인해 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생명보험사에서는 펠로톤(Peloton) 운동 구독 서비스의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사람들이 식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할 수도 있다. 건강과 수명 연장이라는 목표에 적합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그래야만 생명보험사 자체의 성과도 개선될 수 있다.
웰니스 전략의 세 가지 전제 조건
웰니스 데이터를 이용하여 가치를 창출하려면 고객 참여도 증진, 웰니스 역량 개발, 보험 판매 네트워크 동원 등 세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고객 참여도. 최종 고객이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려면, 생명보험사는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려면 최종 고객의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림 2에서는 고객 참여도의 구성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보험사에서는 웰니스에 대한 접근 방식에 따라 이와 같은 요소 중 어느 것이든 시작해도 좋다. 이런 활동은 상호보완적이며, 이런 목표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 보험사라면 결과적으로는 모든 활동을 동시에 수행해야 할 것이다.
고객 참여도를 증진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날 생명보험사는 대부분 제품을 판매하는 어드바이저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그런 관계를 최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우선순위에 고객의 경험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 생명보험사가 웰니스 관련 서비스를 제안할 때는 고객에게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하며, 이는 한 보험사 경영진의 말을 빌리자면, “아무런 추가 작업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끊김 없이” 제공되어야 한다.
웰니스 역량. 생명보험사가 신규 사업 분야인 웰니스에 참여하려면 신규 프로세스, 신규 도구, 신규 기술, 신규 인재 등 전적으로 새로운 역량이 필요하다. 예상컨대 이런 역량의 일부는 조직 내부에서 육성할 수 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예를 들어 인재 측면을 보자면, 생명보험사도 건강, 웰니스, 디지털 참여와 관련된 기술은 외부 자원에 의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우리가 지금까지 만나본 생명보험사에서는 적지 않은 선행 투자와 최종 고객의 수용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아직은 증명되지 않은 사업 수익성 등 웰니스 사업의 경제적인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최종 고객이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려면, 생명보험사는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이러한 사항을 모두 고려하면, 생명보험사에서는 이미 웰니스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전망이 좋은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이 좋다. 헬스케어나 웰니스 업계의 기업이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고객 경험과 관련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거대 디지털 기업이 될 수도 있다.
판매 네트워크 동원. 웰니스를 추구하려는 생명보험사라면 기존 판매 네트워크를 이용해야 한다. 보험사의 어드바이저와 에이전트는 이렇게 확장된 제품군을 활용하여 새로운 거래선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 자사의 어드바이저가 웰니스 관련 제품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면 두 가지 측면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 제품 단순화. 최종 고객이 제공되는 서비스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문의 또는 불만의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바로 보험사의 어드바이저다. 이런 어드바이저들과 대화해 본 결과, 그들은 이런 문의로 인해 추가 업무가 발생하는 것을 꺼린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또한 어드바이저들은 간단히 구매할 수 있고 혜택도 자명한 단순화된 제품만이 실제로 고객들에게 사용되고 보험사의 정책에 가치를 더해 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 소통 및 교육. 어드바이저들은 고객에게 어떤 유형의 혜택을 판매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어드바이저와 보험사의 관계에 있어, 어드바이저가 핵심 업무에서 배제된다고 느끼는 것보다 더 안 좋은 것은 없다. “아무것도 모른 채 따돌림을 당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독립 에이전트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아는 게 많아져야 해당 솔루션을 더 잘 이용할 수 있겠죠.”
웰니스를 영업 전략의 일부로 포함시키는 것을 모든 생명보험 어드바이저가 달가워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많은 것이 사업 모델에 따라 달라진다. 연례 정책 검토 등으로 일년에 한 번 정도만 고객을 찾아가는 등, 상대적으로 고객과의 접점이 적은 어드바이저는 이런 새로운 서비스에 적절한 판매망은 아닐 수 있다. 정기 보험만 취급하거나 수수료의 대부분이 가입 첫 해에 지불되는 선불 수수료에 의존하는 어드바이저 역시 이런 서비스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고객 유지 및 장기적인 관계에 중점을 두는 어드바이저에게는 이런 서비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웰니스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동원해야 할 어드바이저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달라진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려면 생명보험 업계 또한 진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핵심 생명보험 상품 판매가 정체되면서 생명보험사는 새로운 고객을 영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생명보험사에서는 여전히 폭넓은 고객층을 유지하고 있으며, 적절한 전략과 접근 방식을 찾아낼 수 있다면 성장 잠재력 또한 매우 크다. 웰니스와 수명 연장에 대한 보험사와 고객의 이해가 일치하면서 흥미로운 기회가 창출된 것이다.
다음과 같은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 전반적인 웰니스를 보험사의 장기 전략에 어떻게 포함시킬 것인가?
- 보험사는 가장 가치 있는 서비스를 어떻게 식별할 것인가?
- 어떤 경제적 기회가 있으며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
- 가장 전망 좋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려면 보험사는 어떤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가?
앞으로의 과정은 보험사별로 달라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지도와 이정표를 제시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보험사의 가치 제안을 이렇게 확장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모든 보험사가 고객 참여도, 신규 역량 개발, 판매 네트워크의 동원 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신체적, 정신적, 재정적으로 건전한 생활을 영유하는 것은 역대 최악의 건강 및 경제 위기가 도래하기 전부터 이미 미국 사회 전반에서 추구하고 있던 목표였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려는 생각은 당분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들에 대한 가치 제안을 확대하려는 생명보험사라면, 지금 소비자 보호와 더불어 건강의 극대화 및 질병 예방에 힘을 쏟는 것이 적절한 수순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