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제약 및 의료기술업체들이 보인 가장 즉각적인 반응은 환자를 치료하고 공중보건을 개선하는 그들의 목적에 충실한 것이었다. 이들은 진단, 치료, 예방에 있어 의료진들을 지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실험실 테스팅(lab testing)기업들은 밤낮없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분자테스트를 실시하면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코로나19를 진단하고 있다. 제약업체들은 코로나19치료에 효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존 항바이러스 약품을 테스트하는 임상시험에 즉각 돌입했으며, 동시에 새로운 치료제를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우리는 이미 두 개의 대형 표준 실험실 기업에서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로 코로나19테스팅을 실시할 수 있는 방식을 성공적으로 개발함에 따라 희망의 불빛을 보고 있다. 백신기업들은 새로운 코로나19백신을 개발해 미래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중이다. 한 회사는 42일 만에 코로나19 프로토타입 백신을 개발해 신문의 머릿기사를 장식하기도 했다. (베스트케이스 시나리오에서도, 코로나19백신이FDA승인까지 완료하는 데에는 12에서 18개월은 소요될 것이다.) 또한 이 산업은 당연히 자체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를 실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많은 곳으로 확산되고, 환자, 사회, 경제에 끼치는 피해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제약 및 의료기술 기업들은 바이러스 자체에 대처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질문에 직면하고 있다. 가장 긴급한 세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어떻게 중요 진단키트, 약품, 의료품, 설비의 글로벌 공급을 유지해 공급망 붕괴(disruption)상황에서 환자를 치료할 것인가?
-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공급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어떻게 진행중인, 또 계획된 임상시험 등 R&D의 붕괴를 막을 것인가?
- 환자와 고객들을 이 혼란스러운(disruptive)시기를 극복하는 것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BCG 동료들은 최근 현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상황에서 비즈니스 운영방침에 대해 hbr.org에 의견을 게시했다. 다음은 코로나19사태극복에 있어 책임이 막중한 제약 및 의료기술기업들이 직면한 압력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내용이다.
공급망 붕괴
코로나19는 제약 및 의료기술제품의 글로벌 공급망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에서 APIs(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의 최대 80%가, 대부분의 복제약을 포함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조달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인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혁신적인 생물제제나 비 저분자(non-small molecules)의약품들의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에서 만들어지지만, 미 FDA 등록 시설 600개 이상이 중국에 있고, 이 시설들은 미국시장에 1000개 이상의 API를 공급한다. 인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이미 중국에서의 바이러스 확산으로 타격받은 글로벌 제약 공급망에 혼란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는 또한 의료기술 공급품 제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임원들은 아시아가 N95마스크(및 그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N95마스크의 원자재 및 부직포)의 최대 50%와 의료용 가운의 대부분을 생산한다고 추정한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소비자들이 본인들이 사용하기 위해 이 마스크를 쌓아두면서,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들(코로나 바이러스 및 기타 환자들)을 치료할 때 필요한 마스크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19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은 한 달에 수 백 개의 마스크는 쉽게 쓸 것이라고 예상된다. 몇몇 아시아 및 유럽 국가들은 마스크, 가운, 장갑, 드레이프 등 ‘보호장비’에 대한 수출제한을 실시했다. N95마스크 제작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부직포는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급성 바이러스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제품들은 코로나 19입원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수요가 상승할 것이다. 정맥주사, 정맥펌프, IV 정맥 카테타, 인공호흡기, 호흡기 질환 관련 제품들 등이 그 예이다. 독감, 호흡기질환, 코로나바이러스의 IVD 진단 테스트 수요 역시 증가할 것이다. 이 사태로 인한 영향은 상품 포트폴리오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기업 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몇몇 기업들은 수요증가를 충족하기 위해 자원을 동원해야 하는 반면, 어떤 기업들은, 예를 들어 시급하지 않은 수술은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지는 등의 상황에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많은 제약 및 의료기술 공급사슬이 지금까지는 기존재고를 통해 수요를 대부분 충족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기업들이 고급 분석기술 및 시나리오 모델링을 활용해 앞으로 몇 개월 간 감염 상황이 더욱 공격적이 될 경우를 가정 하에서, 공급사슬을 완전히 이해하고 공급 이슈 가능성이 높은 제품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 아시아(특히 중국)의 공급업체-및 공급업체의 공급업체-의 생산중단이나 물류중단에 영향 받는 상품 찾기
- 전체 공급사슬의 재고수준을 이해하고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기
- 코로나19상황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단기 억제 성공, 지속적인 지역확대, 2020년 이후 ‘2차’ 감염 가능성 등)에 따라 공급사슬의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 이미 존재하는 대체공급원의 생산역량 확대. (API이차공급원 혹은 중간 공급업체 등)
- 코로나바이러스의 타격을 받은 상품에 대해 재분배 프로세스를 실행하고 제약을 받게 된 상품의 유통을 적극적으로 관리.
- 핵심 API, 재료, 원자재, 부품에 대한 추가 혹은 대체 공급업체 검색 착수. (기술이전 및 규제승인에 필요한 긴 일정을 감안해)
중기적으로, 코로나19상황이 진정되고 명확해지면 기업들은 앞으로 공중보건에 위기가 닥쳤을 때 그 파급효과를 견뎌낼 수 있도록 공급망과 오퍼레이션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추가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대책이 필요하다. 국제 공급 사슬의 다각화(및 잉여성(redundancy)과 탄력성 강화), 상시 비상대책을 뉴노멀(new normal)로 활용, 이번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발견된 공급 사슬 리스크를 인식하고 재고의 전략적 관리, 미래형 제조네트워크 전략 개발, 데이터, 분석기술, 인공지능 역량을 중기회복력의 핵심 실행요인으로 강화하는 것 등이다.
R&D 지속 실행
제약 및 의료기술 기업들은 빠르게 자원을 동원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한편, 다른 질병에 대한R&D도 그대로 진행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얼마가 걸릴지는 모르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결국에는 통제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코로나 19에 집중하는 동안 다른 질병들이 쉬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모든 공중보건 위기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사태는 제약 및 의료기술 R&D 임상시험 프로그램에 압력을 더하고 있다. 첫째, 임상시험용 약품 및 기기의 공급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많은 병원과 연구기관들이 코로나19 환자들의 폭발적인 수요에 압도당하면서, 결과적으로 임상시험들의 우선수위를 낮춰야 한다. 중국의 우한이나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 지역처럼 심각한 타격을 받은 지역에서는 병원의 수용인력이 초과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셋째, 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 때문에 환자들이 임상시험참가를 꺼린다. 넷째, 제약회사 자체적으로도 임상시험이 코로나19 로 인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제약 및 의료기술 기업들은 이 같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중인 임상시험 중 어떤 것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시험시간이나 성공을 늦추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업무중요성에 따라 임상시험 운영을 분류하고, 임상시험에 대한 분명한 비상대책을 정의하고, 환자모집장소를 고심하고, 보호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같은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추진할 수 있다.
- 공급업체 운영중지 및 물류중단이 있을 경우 영향 받을 수 있는 임상시험 파악
- 코로나19 위기 및 영향을 감안해 임상시험관리 계획 수립
- 연구기관과의 소통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연구소에서 생겨나는 구체적인 이슈 이해(로컬 실험실 시험역량, 환자 유지율,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 등)
- 대체 일정 혹은 장소를 조사하고 잠재적 리스크가 낮은 국가의 새로운 임상시험 연구소에서 우선적 실시
- 강력한 환자 커뮤니케이션 계획 수립
- 코로나19에 대한 내부 규제입장을 수립해 임상연구심의 위원회 및 연구자들과 커뮤니케이션 추진
- 규제당국과 협력해 현재 등록된 환자의 발병위험 상승 대처방안 이해
환자 돌보기
의료서비스 기업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이며, 비상시에는 특히 이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선시된다. 아무도 코로나19가 인류의 건강, 감염된 지역, 세계 경제에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제약 및 의료기술 기업들은 그 영향을 감소시키고 전지구적 해결책 마련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진단, 치료, 예방을 지원하기 위해 제품을 공급하는 것에서 나아가, 제약 및 의료기술기업들은 고객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병원에 특별한 지원(자원의 추가적 투입 등)을 하고 의약품 관리 및 덜 긴급한 수술에 대해서는 제공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대체 진료소(병원 외 진료소, 이동식 수술센터, 사무실, 인퓨전 센터 등)를 강화하는 것 등이다.
기업들은 자택내 의약품관리, 원거리 지역으로의 교통, 원격진료 서비스 제공 등 피해지역의 환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해결책 수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고객과 환자들이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디지털 채널 사용을 강조할 수 있다. 이 채널은 환자서비스 및 고객서비스 질문, 온라인 주문 그리고 결국 직원 부족문제를 겪을 수 있는 콜센터의 대안으로 셀프서비스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동영상 옵션이 대면활동을 대체할 수 있다.
확실한 정보가 부족한 환경에서, 제약 및 의료기술기업들도 그들과 그들의 영업사원, 제약의사(medical science liason)들이 고객에 어떤 내용을 전달할 지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상품 공급, 보상지원 및 기타 환자 서비스 등 서비스의 강력함과 역량에 대해 전달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큰 안심이 될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제약 및 의료기술산업에게는 가용한 자원과 최고의 인재를 총동원해 코로나19로 인한 공중보건의 심각한 위기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