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무자비했지만, 일부 기업들은 그 후 십 년 동안 극적으로 회생했다. 현재 또 한번의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기업들은 경영진의 대응방안에 대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상위 25대 기업의 강력한 재무성과

BCG는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2년 동안의 전체 재무실적을 기반으로 상장 기업들의 순위목록을 작성했다. 상위 25대 기업들은 EBITDA 마진을 25%포인트, 총 주주수익율을 연평균 21% 상승시켰다. 이 두 기준 모두에서, 이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S&P 글로벌 1200(S&P Global 1200) 기준을 5배 이상 능가한 것이다.

단계별 조치 추진

이 기업들의 성공비결은 접근법을 거시적 상황에 따라 맞춤적용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 상위 25대 기업들은 위기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조치를 취했고, 일단 최악의 상황이 지난 후에는 성장에 끈질기게 집중했다.

리더들이 선택한 5가지 단계

상위 25대 기업들은 모두 공통적인 단계를 밟았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활력을 증가시키고, 확실한 비전을 설정하고, 회복력을 키우고, 조직을 간소화했다.

최고의 군사 지도자들은 역사를 연구하는데, 응당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과거의 전투를 이해하면, 군대를 잘 정비해 현재와 미래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개념은 비즈니스 세계에도,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더욱, 적용된다.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생각할 때, 어떤 기업들이 과거의 위기-글로벌 경제 침체-에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위기 이후 심지어 더욱 강력한 기업으로 부상했는지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기업들이 추진해 결국 성공하는데 도움이 됐던 5가지 단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활력을 증대하고, 확실한 비전을 고수하고, 회복력을 키우고, 조직을 간소화한 것이다. 이 단계들은 오늘날 경영진이 그들의 기업의 성공을 위해 어떻게 당면한 위기에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일종의 매뉴얼이 될 수 있다.

실적 우수 기업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세계적으로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을 가려내기 위해, 우리는 S&P 글로벌 1200 기업들에 대해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와 TSR(총주주수익률)을 평가했다. (보기 1 참조.)

상위 25대 기업들은 다양한 업종- 생명공학, 반도체, 의료 기기 등-에 포진해 있으며, 경쟁 업체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실적을 보였다. 이 우수기업들의 EBITDA 마진은 평균 25%포인트로 S&P 글로벌 1200 기업들이 평균 겨우 4%포인트 것과 비교된다. 상위 25대 기업의 TSR 역시 연평균 증가율이 21%로 S&P 글로벌 평균 4%에 비해 훨씬 높았다.

분명히, 이 우수기업들도 다른 경쟁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위기로 인한 혼란을 똑같이 경험했다. 2008년 말 무렵, 우수기업들의 TSR도 평균 27%포인트 급락했는데, S&P 글로벌 1200 지수만큼은 아니라 해도 여전히 극적인 하락이었다. 하지만 상위 25대 기업들은 전체 시장의 실적에 비해 그들의 운명을 좀 더 빨리 바꿔놓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전체 시장만큼 폭락하지는 않고, 더 빨리 회복했다.

상위 25대 기업들 다른 기업들과 똑 같은 혼란을 경험했지만, 그들의 운명을 더 빨리 바꿔 놓는데 성공했다.

주목할 것은, 전 세계적인 기업 목록에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상위 25대 중 16개를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인다는 점이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도 각각 상위 10대 기업 목록을 작성했다. (보기 2와 3 각각 참조.)

위기는 변혁과 새로운 시작을 촉발할 수 있다 1

위기는 변혁과 새로운 시작을 촉발할 수 있다 2

위기는 변혁과 새로운 시작을 촉발할 수 있다 3

4개의 단계별 대책

이 기업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한 가지 주요한 요인은 이 기업들은 위기 도중, 그리고 위기 후에 경쟁업체들과는 다른 조치를 취했다는 점이다. 12년의 기간 동안, 우수기업들은 혼란 대처, 안정화, 활성화, 지속적 가속화의 4단계를 거쳤다. (보기 4 참조.) 이들은 각 단계별로 변화하는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전략을 맞춤적용하면서 성공을 이뤄냈다.

위기는 변혁과 새로운 시작을 촉발할 수 있다 4

그 예로, 첫 번째 단계-혼란 대처-에서, 상위 25대 기업들은 S&P 글로벌 1200지표 기업들보다 현금을 축적하고 유동성을 유지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 이 기업들의 경우 현금 및 현금 등가물이 각 회사 총자산의 거의 20%를 차지한 데 반해, 지표기업들의 평균은 10%미만이었다. 이 같은 유동성은 변동성이 극에 달한 경우에 완충제 역할을 해, 상위 25대 기업들이 매출 둔화 혹은 중단 시기를 이겨내고, 시장이 안정화되자마자 적절하게 움직일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다.

마찬가지로, 활성화 기간에도, 우수기업들은 경제적 순풍을 최대한 활용해 맹렬하게 성장을 추구했다. 2012년 중반부터 2016년 중반까지, 전체 지표는 기업들의 성장률 감소로(더딘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인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들은 평균 19.5% 성장했다. 그리고 2016년부터, 상위 25대 기업들은 중점노력을 혁신으로 돌리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현금을 소진하면서 성장확대에 투자하기도 했다.

5가지 핵심 단계

BCG는 금융위기 도중과 그 이후뿐 아니라 금융위기 이전에 상위 25대 기업의 행동을 분석해, 이 기업들이 경제 위기 이후 강력하게 회생할 수 있었던 5가지 핵심 단계를 규정했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2008년 금융위기 당시, S&P 글로벌 1200 기업들은 적극적이기보다는 사후대응적으로 움직였다고 할 수 있다. 경기하락으로 인해 사업체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후에야 위기완화를 위한 대책을 추진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상위 25대 기업들은 유동성을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고장나기 전에 고치는(fix it before it breaks) 선제적 행동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일례로, 마카오에서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며 25대 기업 중 6위에 오른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그룹(Galaxy Entertainment Group)은 두 개의 중대한 조치를 취해 금융위기 전에 자본상태를 강화했다. 첫째, 2007년에 유럽사모펀드인 퍼미라(Permira)에 20% 지분을 매각했다. 퍼미라의 글로벌 게이밍 및 소매부문의 전문성은 갤럭시 그룹에 전략적인 자산가치가 있었다. 또한, 이 거래를 통해 확보한 10억 달러의 현금은 갤럭시의 자본기반을 탄탄히 해줬다. 둘째,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2007년 신주를 발행해, 부채상환에 사용된 자본을 조달했다.

활력을 증대하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성공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갖춘 최고실적 기업들은 그들의 성취에 안주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냈다. 이들은 어떤 성공적인 접근법도 계속 지속될 수는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일종의 ‘활력’(지속가능한 장기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혁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기업 전략을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함)을 증가시켰다. 적극적으로 유망한 시장과 개념을 찾아냈으며, 개발 프로세스를 재설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장에 빠르게 적용했다. 이렇듯 활력을 강조하는 태도를 통해 이 기업들은 민첩성을 유지하고 시장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성장동력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 예로, 순위 목록에서 2위에 오른 미국 의료설비업체 아비오메드(Abiomed)의 경우 대대적인 주요 동력을 만들어 내 기업성장을 이끌어 냈다. 1990년대에 세계 최초 인공심장 개발에 집중했었던 아비오메드는 2005년 임펠라(Impella)라고 하는 심장펌프기술을 인수했다. 임펠라 펌프는 일정 형태의 심장마비를 겪은 환자들을 돕는데 사용되는 기기이다. 이 펌프는 초소형으로 수 분내로(환자가 CPR을 받고 있는 도중에도) 환자의 대퇴동맥에 삽입가능하기 때문에, 심장절개 수술의 필요성을 줄여준다. 아비오메드에게 있어, 이 인수는 대대적인 전략적 변화-심장치환수술에서 심장회복치료로-를 의미했다. 현재, 임펠라 펌프의 매출은 아비오메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확실한 비전을 고수하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을 때에도, 우수기업들은 글로벌금융위기 이전부터 있었던 확실한 비전- 소수의 장기적 목표를 기반으로 한 비전- 을 꾸준히 추구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기업들이 새로운 국가로의 시장 확대와 프로세스 및 고객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위한 대대적 투자를 계획했었다. 위기로 인해 이런 목표를 추진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은 변화했지만, 목표자체는 그대로 유지됐으며, 조직의 중점노력은 여전히 동일한 것이었다.

순위 3위에 오른 부킹 홀딩스(Booking Holdings)- 구 프라이스라인(Priceline)-가 그 좋은 예이다. 이 회사는 몇 가지 핵심 목표를 끈질기게 고수했다. 여행업계 전체에서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고, 필요한 경우 인수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며, 쉐보레 (Chevolet), 티켓마스터(Ticketmaster),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 버진아메리카 (Virgin America) 등 기존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2010년, 이 회사는 경쟁업체들을 꺾고,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호텔예약업체로 자리매김했다.

마찬가지로, 24위에 오른 에드워드 라이프사이언스(Edwards Lifesciences)는 심장밸브와 중증치료 설비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의료설비업체이다. 금융위기 이후 십 년간 이 회사의 강력한 실적의 대부분은 상품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재구성해 심장 및 밸브 라인과 심장수술용 설비 부문에서 시장주도적인 위치를 강화한 덕분이었다. 2008년 이후, 이 회사는 6개의 인수를 감행했다. 모두 심장 관련 상품라인 강화와 관련된 비즈니스 라인이나 시장으로의 확대를 분명한 목적으로 하는 것들이었다. 이런 자산 매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비핵심 분야 자산들은 매각을 진행해 보다 전략적인 상품 라인과 서비스에 재배분할 수 있는 자원을 마련했다. 또한, R&D 투자를 업계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상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확대할 수 있었다.

우수기업들은 조직을 미래의 충격을 견딜 뿐 아니라 이를 예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회복력을 확립하라. 우수기업들은 그들이 미래의 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조직이 미래의 충격을 견딜 뿐 아니라 이를 예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예로, 대부분의 우수기업들은 새로운 트렌드와 미래의 위기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주업무로 하는 시나리오 계획 팀을 조직했다. 이 기업들은 또한 S&P 글로벌 1200 기업들의 평균 보유고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 더 높은 현금 보유고를 유지했다. 이 덕분에 상위 25대 기업들은 여러 옵션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전문성을 지닌 인재를 고용했다. 회복력 확립에 주력한 이유로, 이 기업들은 지금 여러 스킬과 아이디어를 지닌 다양한 직원들과 인재 개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구찌(Gucci), 발렌시아가(Balenciaga), 알렉산더맥퀸(Alexander McQueen)과 같은 브랜드의 모기업인 케링(Kering)은 18위에 오른 패션 대기업으로 여성직원이 전체 인력의 60%를, 리더십 포지션에서는 50% 이상을 차지한다. 케링은 또한, 명품 및 패션업계의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스쿠올라 디 알타 사르토리아 아르티쟈나레 이탈리아나(Scuola di Alta Sartoria Artigianale Italiana)를 통해 재단사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3년 코스와 1년 간의 인턴십으로 이루어져 있다. 더불어, 케링과 LCF(London College of Fashion)는 명품패션부분에서 환경지속가능성을 전담으로 하는 코스를 공동기획, 관리하고 있다.

조직을 간소화하라. 마지막으로, 우수기업들은 핵심 운영부분을 간소화하고, 디지털을 활용을 위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어려운 시기가 다시 다가오기 전에 조직을 최대한 린(lean)하게 만들어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등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는 대부분의 조직들보다 더욱 앞을 내다보는 접근이었다. 대부분의 조직들은 위기가 닥치면, 예산삭감과 인원감축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16위 기업으로 영국에 본사를 둔 애쉬태드 그룹(Ashtead Group)은 강력한 시장 지위가위협받을 상황에 놓였었다. 애쉬태드는 주력시장인 캐나다, 영국, 미국에서 최대규모의 설비대여업체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08년 후반, 비용절감 이니셔티브를 실시해 1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하거나 통합하고, 직원 수를 약 4분의 1 가까이 줄이고, 배송차량, 특히 구형 모델, 수를 감소시켜 규모는 더 작지만 더 신형인 차량들을 갖췄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감가상각비가 줄었고, 전체적으로, 비용감소 노력을 통해 연간 1억 달러의 절감 효과가 있었다.

두 가지 사례연구

다음의 사례연구는 두 개의 우수기업들-ASML 홀딩(ASML Holding)과 알래스카 항공그룹(Alaska Air Group)-이 금융위기와 그 이후 여파를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를 상세히 보여준다. 또 다른 경제 침체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이 분석내용은 많은 기업 리더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ASML 홀딩. 당신은 네덜란드 기술기업인 ASML 홀딩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이 기사를 온라인에서 읽고 있다면, 당신은 이 회사가 만든 상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ASML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마이크로칩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설비인 리소그래피(lithography) 기계를 제조하는 업체이다. 이 회사의 직원은 2만4500명 이상으로 반도체 산업의 모든 주요 칩 제조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금융 위기 이후 매우 뛰어난 실적을 구가했다. (보기 5 참조.) 순위로는 17위에 올랐다. 이처럼 훌륭한 성적의 주요인은 이 회사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위기 이전과 위기 중에 시장 지위를 확고히 했기 때문이다.

위기는 변혁과 새로운 시작을 촉발할 수 있다 5

2007년, ASML은 대형 및 소형 칩 제조 모두에서 강력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었고, 고객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기술산업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ASML 역시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었다. 전자제품의 수요가 둔화됨에 따라,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완화하고 설비지출을 줄이면서 ASLM도 업스트림 영향을 받았다. 신용부족 또한 일부 고객들이 자본지출에 대한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게 만들었다. 업계의 대부분은 사태를 관망하는 분위기였지만, ASML의 경영진은 이 상황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이미 강력한 시장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기회로 삼았다.

ASML은 대부분의 부품 및 하부조립공정의 제조를 아웃소싱했다. 이로 인해 비용을 줄이고 R&D 투자를 증대할 수 있었다.

2008년, 이 회사는 제품 제조에 쓰이는 대부분의 부품 및 하부 조립공정을 강력한 공급망 역량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아웃소싱했다. 이를 통해 ASML은 비용을 줄이고 R&D 투자를 증대시켜 최종상품의 품질을 개선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R&D 지출은 2007년에 비해 2008년에 약 9% 상승해, ASML은 고객들이 칩 제조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증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새로운 리소그래피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런 투자-광범위한 경제적 불확실 속에 이루어진-의 결과로, ASML은 일부 경쟁업체들이 시장을 떠나는 와중에 최첨단 리소그래피 설비로 훨씬 더 강력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내부 R&D 노력에 덧붙여, ASML은 혁신적인 공동투자 프로그램을 만들어 3대 고객사들로부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약 14억 유로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는 ASML이 새로운 칩 생산기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됐다. (고객사들은 대가로 ASML의 지분을 받았다.) 이런 식으로 자원을 마련함으로써, 참여자들은 R&D 노력의 리스크를 공동부담하는 한편, 진전이 있을 경우 그로 인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비용 절감 역시 이 회사의 강력한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2008년, ASML은 약 1000명(즉 12%)의 인력-주로 계약직-을 줄이고, 2008년에서 2009년 짧은 기간 동안 일부 제조설비의 가동을 중단했다. 또한, 기업들이 직원들의 급여에 변동 없이 직원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해 주는 네덜란드 국가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직원들이 비업무시간을 훈련 및 교육에 사용한 경우, 직원 급여의 일부를 지급해 줬다.) ASML은 미국 및 기타 몇몇 지역에서 교육센터를 폐쇄하고 미국 지부 규모를 축소했다.

이 같은 조치들로 인해 2008년 대략 3000만 유로, 2009년 2억 유로 이상의 비용이 절감됐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간소화된 비용구조가 2009년 하반기에 매출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어 수익 마진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ASML은 인재에 대해 확실히 주력한 덕분에 빠른 혁신 속도를 유지했다. 비록 위기 중에 일부 계약직 직원들을 해고해야 했지만, 이들과 연락을 유지해 경기가 회복되자 이들을 적극적으로 모집했고, 결국 약 400명을 재채용했다. 이로 인해 이미 이 조직과 조직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직원들이 더 빨리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거의 모든 다른 조직들처럼, ASML은 디지털 스킬을 갖춘 인재를 지속적으로 찾아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아시아, 유럽, 미국의 대학들과 연계하고, 개별 직원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한 교육 및 개발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버디 시스템(buddy system)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실행했다. 이 조직의 문화 및 인재에 대한 강조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사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회사의 초창기 직원 중 한 명인 반 덴 브링크 사장은 이후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광학 리소그래피 공정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켰다.

위기 중 시장 점유율 증대, R&D 투자, 비용 절감, 위기 기간 동안 인재에 대한 집중이 모두 합쳐져, ASML은 그 후 10년 간 훌륭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매출은 300% 성장해 2019년 기준 118억 유로에 달했으며 EBITDA 마진은 거의 두 배로 뛰어 27.4% 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2008년 초 이후 1100% 이상 상승했다.

ASML의 사례는 경제적 불확실성의 시기에 과감한 대책을 추진하는 것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 이 회사는 위기를 그저 잘 넘기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이를 적극 활용해 훨씬 더 강력하게 성장했다.

알래스카 항공그룹. 항공업은 높은 자본비용과 변덕스러운 유가로 인해 호락호락하지 않은 비즈니스로 악명이 높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항공수요가 하락하고 유가는 급등해 이런 어려움은 극에 달했다. 많은 항공사들이 단순히 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항공요금을 인상했지만 결국 유가의 급락을 경험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혹독한 상황에서, 미국에 본사를 둔 항공사, 알래스카 항공그룹은 이 위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단행했고, 실적을 긍정적으로 개선해 냈다. (보기 6 참조.) 결과적으로 순위 13위에 올랐다.

위기는 변혁과 새로운 시작을 촉발할 수 있다 6

확실히, 알래스카 항공은 위기가 닥쳤을 때 내부적인 문제가 있었다. 국내 및 국제 여러 도시를 운항하는 대규모 노선을 갖춘 미국의 다른 국내항공사들과는 달리, 알래스카 항공의 노선은 주로 서부해안(West Coast)을 따라 움직이는 북쪽 및 남쪽 지역 노선에 집중돼 있었다. 즉, 여행수요가 줄어든 기간 동안 수용능력이 남아돌았다. 또, 알래스카항공은 보통 운임이 더 높고 마진도 더 높은 기업 출장 시장에 노출이 제한됐었다. 또한 신규진출기업인 버진 아메리카는 분명한 위협이었는데, 수용능력은 심지어 더 늘어나고 좌석을 채우기 위해 더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알래스카 항공은 실적 개선을 위해 구체적인 대책을 추진했다. 항공기를 한 종류-연료 절감형 보잉 737-로 단순화시켜, 유지보수, 교육, 스케쥴링, 기타 운영요소들의 복잡성을 줄여, 회사의 내부 효율성을 개선시킬 수 있었다. 이제 알래스카항공은 가장 비용 효율적인 항공기를 보유하게 됐다. 그 후 5년 동안, 이런 변화들로 인해 알래스카 항공은 연료 갤런당 유효좌석마일(업계 주요 지표)을 3.7% 개선시켰는데 연료가격 하락으로 악화된 성과였다. (알래스카 항공의 자회사인 호라이즌 항공(Horizon Air)은 현재 2종의 항공기를 추가 운행 중이다.)

알래스카 항공은 항공기종을 가장 효율적인 기종으로 단순화시켜 연료 갤런당 유효좌석마일을 3.7% 개선시켰다.

2009년, 알래스카 항공은 비용을 낮추고 직원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또한 대부분의 항공사가 노선을 축소하는 와중에, 항공 노선을 확대하는 것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했다. 연료효율성 개선과 더불어, 이 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알래스카 항공은 기존 항공사들에 비해 업계에서 비용 우위를 확대하게 됐다.

성장을 확대하기 위해, 알래스카 항공은 마케팅 노력을 강화했다. 특히 2009년 전체 직원이 회사의 마케팅 노력에 동원된 새로운 광고 캠페인이 도움이 됐다. 다른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알래스카 항공 역시 매출창출원을 다양화했다. 항공권판매뿐 아니라, 기내 와이파이 요금, 위탁 수화물요금, 승객들이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경우 렌터카 업체와 호텔에서 받는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확보한 유동성으로, 알래스카 항공은 전략적 파트너십과 인수에 투자해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2011년에는 호라이즌 항공을 인수했는데, 호라이즌 항공이 자체 항공기를 계속 운영 및 유지하면서 알래스카 항공은 스케쥴링과 마케팅, 가격정책 등 상업적인 부분을 관리하는 산업 협약이었다.

더욱 대대적인 조치는 2016년 후반 버진 아메리카를 인수한 것이었다. 이 거래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합리적인 움직임이었는데 특히 규모를 확장한다는 점이 주효했다. 이 인수가 마무리 된 후, 알래스카 항공은 미국 9대 항공사에서 5대 항공사로 성장했고, 다른 어떤 경쟁 항공사보다 서부해안에 더 많은 항공석을 확보했다. 버진 아메리카 인수는 성장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버진 아메리카는 강력한 브랜드의 저가 상품, 주요 공항에의 접근성(특히 캘리포니아와 동부해안(East Coast)), 그리고 국제적 파트너십을 갖추고 있었다.

2017년, 알래스카 항공은 이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통합해 고객 충성도와 유지율 상승에 기여했다. 항공업은 승객데이터 활용에 애를 먹곤 하는데 어느 정도는 항공권이 종종 익스피디아(Expedia)와 같은 온라인 여행사이트에서 예약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은 이를 만회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다. 고객 프로그램을 통해 승객 경험 전체- 비행 전, 도중, 이후-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고 중요한 승객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해 항공사들은 고객 니즈를 더 잘 이해하고 마케팅 채널, 가격 등 여러 차원에서 상품 및 서비스 제공을 더욱 효과적으로 개인맞춤화할 수 있다. 2017년 말, 알래스카 항공의 충성도 프로그램(버진 아메리카 인수 이후)은 전체 판매의 11%를 차지했다.

이런 대책들은 모두 합쳐져 재무실적의 극적인 개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은 두 배 이상 증가해 88억 달러에 달했고 EBITDA 마진은 14%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보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이 회사의 주가가 약 1000% 가량 상승한 것인데, 이는 S&P 글로벌 1200 지수의 증가보다 거의 9배 큰 상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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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컨설팅그룹은 전세계 비즈니스와 사회 리더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를 해결하고 최고의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BCG는 경영전략의 개척자 역할을 하며 1963년 설립되었습니다. 오늘날, BCG는 클라이언트가 복잡한 변화를 추진하거나, 조직이 성장하거나, 경쟁력을 갖추거나, 최종결과의 임팩트를 주는 등 완전한 변신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