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유통 시장은 팬데믹, 불안정한 글로벌 공급망, 인플레이션 등 여러 요인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었으며, 디지털 전환과 생성형 AI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업계는 예측하기 어려운 격변의 시기를 맞이했다. 변화 속도가 빨라진 유통 산업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이 도태되기 쉬운 구조가 형성되었고, 기존 강자가 지속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기보다 혁신을 주도하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부상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2025년 유통 산업은 이커머스의 뉴노멀화, 젠지(Gen Z) 세대의 부상, 그리고 생성형 AI 기술 도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면서 온라인 채널은 유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고, 브랜드보다 자신의 가치와 맞춤형 경험을 중시하는 젠지 세대의 부상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소비자 경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생성형 AI 도입은 유통 기업의 운영 효율성과 고객 경험 혁신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격변하는 유통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을 상실할 위험이 크다. 단순한 채널 운영을 넘어서 디지털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경험 제공, AI 기반 운영 최적화, 그리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 구축 등 전략 수립이 필수적인 이유이다. BCG 코리아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진행한 BCG 코리아 소비재 부문 송지연 MD 파트너의 기조강연을 통해 최근 글로벌 유통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2025년 국내 유통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언한다.
유통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1. 이커머스의 뉴노멀화
이커머스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비 경험이 더욱 중요해졌다. 미국의 경우, 2027년까지 전체 유통 판매의 70% 이상이 디지털 기반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역시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이커머스 시장 중 하나로 지속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전체 유통 매출 중 온라인 판매 비중은 43%로 중국(31%), 영국(28%), 미국(26%) 등 타 국가 대비 이미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보기 1 참고).
소비자 구매 여정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공식 채널을 통해 제품을 탐색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현재는 모바일 쇼핑 활성화로 인플루언서와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통한 제품 탐색 및 구매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같은 변화로 전통적인 유통 기업들에게도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및 판매 전략 수립이 필수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2. 젠지(Gen Z) 세대의 부상
유통 산업 내 주요 고객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젠지 세대는 기존 소비자들과 전혀 다른 소비 패턴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인플루언서와 소셜미디어 리뷰를 더욱 신뢰하는 소비 성향을 보인다. 또한 이들의 구매 여정은 온라인으로 전면 전환되며, 인지, 탐색, 구매에 이르는 소비 경험은 소셜미디어와 이커머스 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보기 2 참고).
또한 젠지 세대는 극도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한다. 단순히 대형 브랜드나 고가의 제품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여 자신만의 가치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택한다. 높은 가격 민감도를 바탕으로 모든 혜택을 활용해 가성비 있는 소비를 추구하며, 특정 쇼핑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채널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유통 기업들이 고객, 메시지, 채널 세분화 전략에 기반하여 젠지 세대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초 개인화 마케팅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3. AI 및 생성형 AI의 유통 혁신
AI는 이미 유통 산업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며, 특히 E2E 오퍼레이션 & 공급망, 초 개인화, 가치 우위 확보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2025년에는 특히 생성형 AI의 도입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며, 기존의 AI 기술이 예측 및 최적화에 특화된 ‘좌뇌 역할’로 담당했다면, 생성형 AI는 콘텐츠 생성 및 정성적 사고가 가능하고 결과물의 범위가 한층 확장된 ‘우뇌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를 도입한 유통 기업의 경우 매출 원가, 인건비, 광고비, 기타 비용 등의 측면에서 효율성 강화를 통해 100~300bps의 직접적인 이익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보기 3 참고). 또한, AI 기반의 고객 서비스가 혁신을 거듭하며 챗봇과 가상 쇼핑 어시스턴트는 단순한 문의 응답을 넘어 고객 취향을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추천을 제공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물류 및 운영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적극 활용되며, 자동화된 재고 관리 및 AI 기반 물류 최적화를 통해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유통 선도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개선을 달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월마트는 생성형 AI 도구를 통해 소규모 공급업체들과 자동으로 계약 협상을 진행해 원가 및 판관비 등에서 평균 3%의 계약 비용 절감을 달성했으며, 로레알은 대화형 생성형 AI 플랫폼인 Eva를 구현하여 초 개인화된 고객 경험과 쇼핑 경험을 지원하고 있다.
유통 산업에서 AI 투자는 점진적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추세로,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 AI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생성형 AI에 투자한 기업들은 점차 이를 운영 효율성, 직원 생산성, 매출 성장, 직원 만족도 및 경험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확인하고 있다(보기 4 참고). 글로벌 유통 기업들은 앞다퉈 생성형 AI에 투자하며, 이를 통해 물류·유통, 제품 및 R&D 등 오퍼레이션 영역은 물론, 마케팅, 영업, 고객 유치, 고객 지원 등 고객 접점 전반에서 장기적인 성장 창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유통 기업들의 대응 전략
1. 온라인 유통(이커머스) 전략
일상적인 구매가 이루어지는 범용 제품(Commodity) 시장에서는 직관성과 편의성을 중심으로 한 1세대 이커머스 모델, 대표적으로 아마존식 모델은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시장은 패션, 뷰티 등 고관여 제품 중심으로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야에서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관여 제품의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빠른 배송만으로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며,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다양한 ‘탐색’을 통해 제품을 선택하고, 이에 맞춘 맞춤형 추천 및 제안을 받기를 기대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따라서 2세대 이커머스에서는 고객과 상품의 맥락을 면밀히 이해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제품을 제시하는 초 개인화된 맞춤 전략이 필수적이다. 유입, 탐색, 구매, 후속 경험 전반에 걸친 고객 경험 개선과 소셜미디어 채널 연계를 통한 다차원적 쇼핑 경험 제공, 그리고 장기적으로 소비자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보기 5 참고). 예를 들어, 쿠팡이 유튜브 쇼핑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인플루언서의 리뷰 콘텐츠에서 원하는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연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2. 오프라인 유통의 구조적 변화
오프라인 유통 역시 이커머스 등장, 인구 구조 변화, MZ 세대 성장, 장기 저성장 등 구조적 요인으로 미래 성장 잠재력과 마진에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다만, 대형 마트와 같은 고정비가 높은 유통 업체들에 비해 소형 그로서리 유통 업체는 근거리 입지의 이점을 극대화해 시장 변화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글로벌 그로서리 사업자들은 소형 포맷을 도입하고 도심 입지를 확장하며, 신선식품 및 푸드 카테고리 강화를 통해 변화된 시장에 대응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근거리 포맷은 대형 마트에 비해 시장 변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소형 근거리 포맷의 경쟁력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생존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편의점은 공급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고, 슈퍼마켓은 인구 감소 등의 구조적 요인으로 성장에 한계를 겪고 있다. 전통적인 포맷 중심의 유통 시장은 점차 사라질 것이며, 포맷을 넘어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생존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물리적 접근성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거나 원가 절감 및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기존의 유통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향후에는 고객의 니즈와 상황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 제공, 보유 자산과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가치 창출, 지역 단위 최적화를 통한 운영비 절감,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출 확대 등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보기 6 참고).
글로벌 유통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나 채널 확장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가치에 대한 재해석과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구축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내 유통 기업들은 변화하는 소비자 행동과 기술 발전을 선도적으로 수용해 초 개인화된 고객 경험, AI 기반 운영 최적화, 지속 가능한 브랜드 가치 창출 전략을 지속 마련하고, 급변하는 유통 시장 속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준비해야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및 BCG 코리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여러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더 큰 비즈니스 기회를 실현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업 및 사회 리더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BCG는 1963년 설립 이래 비즈니스 전략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며 모든 이해관계자를 이롭게 한다는 목표로 고객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BCG가 제공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조직의 성장과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구축하며,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도모합니다.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BCG 글로벌 팀은 전문성과 폭넓은 시각을 바탕으로 현 상태를 바라보며 변화를 추진합니다. BCG는 혁신적인 경영 컨설팅과 기술 및 디자인, 그리고 사내 디지털 벤처를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며, 고객의 성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BCG의 목표를 기반으로 고객 조직의 전 레벨에서 유니크한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BCG 코리아는 1994년 한국에 진출, 서울 오피스를 오픈하며 컨설팅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2024년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은 BCG 코리아는 약 350명의 뛰어난 컨설팅 인력을 기반으로 매년 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해오고 있으며, 국내 주요 대기업, 다국적 기업, 다양한 정부 및 공공기관 등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업 및 조직의 성장뿐 아니라 고객의 성장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BCG 코리아는 IT 및 디지털 전문 조직을 바탕으로 IT, 디지털, 생성형 AI 관련 전략 수립과 기업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기업의 디지털 혁신, 비용 효율성 개선, IT 아키텍처 고도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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