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생에너지’ 창출을 통해 경제 전반을 탈탄소화하면서, ‘전력 가격의 변동성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는 변동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이용할 수 있지만 산업 경쟁력을 해치고 비용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신중을 가해야 한다.
본 아티클은 ‘넷제로 배출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전기화 및 변동성 재생에너지(variable renewable energy)로의 대대적인 전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력, 나아가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변화와 이것이 소비자와 정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 시리즈의 두 번째이다. 첫 번째 아티클 “Why Your Company Needs to Be an Electricity Trader(영문)”에서는 전력 시스템과 시장의 전환을 통해 전기를 더 유연한 방식으로 소비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를 살펴봤다. 본 아티클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전력 시장의 가격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 이것이 관리되는 방식과 정부와 전력 집중 사용자들에게 변동성 확대가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세계는 극단적인 정치적, 인도주의적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 이 전쟁은 해당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에너지 가격과 시장에 심각한 파급 효과를 미쳤다. 결과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가격 안정성의 중요성은 더욱 증폭됐다. 하지만 일부 전력 시장에서는 전기가 무료이거나 심지어 마이너스 가격이 책정되는 기간이 등장하고 있다.
언젠가 전기는 무료가 될 수 있을까? 이는 재생에너지 성장의 야심 찬 목표 중 하나이다. 풍부한 태양광 및 풍력 자원으로 인해 한계 비용이 0인 전기가 오랫동안 생성되는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재생에너지의 높은 보급률이 전력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조사했다. 이 보급률이 어떻게 변동성을 야기하고, 그 전환 과정에서 유럽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어떻게 업스트림 가스 시장의 충격에 대한 전력 시장의 노출을 증가시키는지 분석했다.
주로 태양광 패널 및 풍력 터빈으로 이루어진 변동성 재생에너지(VRE, variable renewable energy) 발전의 높은 보급률은 전력 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높일 것이다. 이는 남(南)호주나 캘리포니아와 같은 선두 시장의 경우 이미 확실하다. 변동성의 시대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은 정부가 경제를 탈탄소화하면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하지만 변동성 재생에너지 보급률과 가격 변동성 사이의 관계는 명확한 것이 아니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시장과 정책 입안자들이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도입하고, 기존 방식의 발전소를 퇴출하면서, 변동성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요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19개 자유화된 전력 시장의 10년 동안의 시간당 전력 가격’을 살펴봤다. 변동성 재생에너지가 가격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모든 시장에서 분명하지만, 시장마다 그 정도는 다양하고 미묘한 차이가 있다. 중앙 유럽 및 서유럽과 스칸디나비아 등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보통 수준이거나 높은 몇몇 시장들의 경우 변동성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비슷한 다른 국가들과 같은 수준의 가격 변동성을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이는 놀라운 결과처럼 보인다. 변동성의 동인은 모든 시장에서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있다. 이 요인들에는 인접 시장(VRE이 낮은 수준이거나 발전 형태가 다양한)과의 상호 연결성, 일정 형태의 용량 시장(capacity market)이나 용량 요금(capacity payment), 높은 수준의 양수발전, 엄격한 가격 상한 및 하한 등이 포함된다. 다양한 시장에서 가격 변동성이 어떻게 나타나는가는 이 요인들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시장과 정책 입안자들이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도입하고 기존 방식의 발전소를 퇴출하면서, 이 시장에서도 변동성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전력 시장의 설계자와 운영자가 변동성 감소를 위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에너지 사용자들은 풍족하거나 굶주리는 양극단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전기는 – 정말로 필요한 때를 제외하고는 – 무료가 될 것이다. 전력 가격은 매우 높고 이례적 사건의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며 2021년 전 세계 몇몇 시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전력 시스템의 천연가스 비용에 대한 노출도는 더 커질 것이다.
만약 예상대로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지고 더 광범위해진다면, 산업 소비자들은 그 수요를 조정해 우위를 확보할 기회가 생기지만, 이 경로를 따를 수 없는(혹은 따르지 않을) 소비자들은 ‘보험’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가격 변동성을 관리하지 않거나, 변동성 관리에 상당한 비용을 부과하는 정부와 시장 설계자들은 현지의 산업 경쟁력과 발전을 해칠 수 있다. 다양한 수단들로 큰 변동성의 영향을 제한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요인에는 숨겨진 비용이 동반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전력망 개발과 시장 자유화 도입을 통해 지난 수십 년간 수요와 공급은 분리되어 왔지만, 정부는 첫째, 통합 에너지 산업 솔루션을 도출함으로써 다시 한번 수요와 공급을 함께 고려하고(꼭 위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과 소비 시점을 기준으로) 둘째, 수요 측면 유연성에 대한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로 인해 ‘변동성 전력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 보편적이지는 않다
일부 전력 시장에서 ‘가격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다.
[1] 가격 변동성은 ‘자유화된 전력 시장의 특징’이다
가격 변동성은 오늘날 자유화된 시장의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특징이다. 가격 등락은 유연한 발전소와 저장 시설의 개발 및 배치에 중요한 신호를 보낸다. 유동성 수준이 다양한 헷징 시장 참여자들이 리스크에 대해 (비용을 내고) 보험을 들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에너지 소매업체에 일정한 요금을 지불하는 것에 동의함으로써, 대부분의 상업용 및 주거용 사용자들은 매일의 변동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2] 전력 시장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정부들이 2050년까지 넷제로 배출 달성을 목표로 하면서, 전 세계 전력 시장은 급속한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넷제로 경로에 따르면, 심지어 총발전량이 2배 반 이상 증가하는 상황에서, VRE는 2020년 약 9%였던 전 세계 발전원 구성(generation mix)의 비중을 금세기 중반까지 70% 가까이 확대해야 한다.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보급률이 높은 시장에서 변동성이 급증하면서, 변동성 재생에너지가 전력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예상중 하나는 태양이 비추거나 바람이 부는 데에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전기는 무료가 될 것이다’ 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장이 보여준 바에 따르면, 이 예상에는 ‘정말로 필요할 때는 제외’한다는 단서가 붙게 된다. 결국 가격은 평균보다 비싸게 될 것이다.
[3] 선두 시장은 이미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경험 중이다
남호주에서는 태양열과 풍력이 발전원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1~2019년 사이 24%에서 50%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간 평균 일 중 가격 변동성은 약 180% 증가했다. (보기 1 참조)
이 상승은 가격이 0 혹은 마이너스(전기는 무료)이거나,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극단적인 기간의 조합과 하루 중 시간과 계절에 따라 태양과 풍력의 가용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반적인 일일 변동성(변동성: 변동성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차감한 후 수요에 따라 켜고 끌 수 있는, 급전 가능 발전기가 충족해야 하는 수요인 잔여 수요 혹은 잔여 부하에 영향을 미침)이 거의 동등하게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변동성의 증가로 인해 운영에 탄력적이지 않은 급전 가능 발전기는 낮거나 심지어 마이너스인 전력 가격을 수용해야 했고, 고정 요금을 내는 탄력적이지 않은 소비자들은 전력을 매우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거나 그들이 이용하는 소매업체가 변동성 위험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더 높은 평균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VRE이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메커니즘과 남호주 시장의 사례 연구 및 분석 내용에 대해 ‘전력 가격의 변동성 요인 이해’ 참조)
전력 가격의 변동성 요인 이해
가격 변동성은 전력 시장의 정상적인 특징이다.
가격 상승 요인은 다음과 같다.
- 수요는 변화하는 기상 조건, 소비자 행동,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매일, 매주, 매년 변화한다.
- 전기는 가스나 정유와 같은 다른 에너지 원자재와 달리 대량으로 장기간 저장하는 것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 이유로, 최대 수요 기간의 공급을 위해 추가적인 급전 가능 발전이 가용해야만 한다.
-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의 한계 비용은 기술별로 매우 다르기 때문에 가격은 수요 변화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다.
이 요인들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특히 중요한 두 개념이 있다. (표 A, 박스 1)
- 급전 가능 전력 공급원의 급전 순위(merit order). 이는 최저 한계비용에서 최고 한계비용의 순서로 배열된 급전 가능 발전의 공급곡선과 동일하다. 발전기들은 순서대로 가동되며, 최저한계 비용인 발전기가 보통 제일 먼저 가동된다.
- 잔여 부하 빈도 곡선. 전력 시스템의 부하는 특정 시점의 수요와 동일하다. 이 잔여 부하는 변동성 재생에너지 발전을 차감하고 급전 가능 발전기가 충족해야 하는 수요를 말한다. 연중 잔여 부하는 빈도 분포로 표현될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특정 시점 경쟁 시장에서 전력 가격은 잔여 부하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최고 한계비용 발전기에 의해 설정된다. (실제로, 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의 입찰 방식과 발전소의 유연성 부족으로 인해 한계비용과 다를 수 있음) 어떤 상황에서는 잔여 수요가 발전기의 전기 공급 능력이나 의지를 초과한다. 이 경우 전력 가격은 가격 ’상한’에 의해 결정되며 이는 평균 가격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반대로 BTM(behind the meter) 및 기타 ‘필수 가동(must-run)’ 발전 등 급전 가능 발전기가 최소로 가동되어야 하는 필요량이 전기 수요를 초과해 가격이 ‘하한’(대부분의 시장에서 마이너스)으로 설정되는 때도 있다.
변동성은 전력 가격이 상한이나 하한에 도달하는 매우 극소수의 경우와 평균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훨씬 더 흔한 경우의 변동성의 조합에 의해 발생한다. 이 두 번째 ‘일상적인’ 변동성은 급전 가능 전력원의 급전 순위가 가파르거나, 잔여 부하의 분포가 광범위하거나, 이 두 경우 모두에 해당하는 시장에서 훨씬 더 크다. (표 A, 박스 1)
변동성 재생에너지는 전력 가격 변동성을 악화한다.
의미 있는 수준의 변동성 재생에너지(VRE) 도입은 2단계 과정을 통해 전력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잔여 부하의 분포가 더 광범위해진 후 급전 가능 발전원의 급전 순위가 더 급격해진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이 요인들은 가격 변동성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첫 번째 경우에는 변동성 재생에너지 발전이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도, VRE를 도입하면 시스템 내의 평균 잔여 수요가 줄어든다. (표 A, 박스 2). 그리고 변동성 재생 에너지 발전량은 수요가 아니라 날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잔여 수요의 분포를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 잔여 수요 최고점은 많이 줄어들지 않지만 강풍이 불거나 태양열이 강한 기간에는 너무 많은 재생에너지가 생성되어 잔여 수요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남호주에서는 최대 수요는 더운 여름의 오후 늦은 시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바람이 거의 없고 태양열 발전이 줄어드는 시간대이다. 반대로 주 전체 혹은 그 이상의 총수요를 지역 태양열 발전이 충족하는 기간도 있었다. 이런 역학 구조로 인해 평균 잔여 부하가 낮아지면 잔여 부하가 급전 순위의 가파른 꼬리 부분에 덜 노출되면서, 평균 가격과 가격 변동성이 악화한다. 한계 비용이 높은 발전기는 가동될 가능성이 작아진다.
그 후 두 번째 과정이 이어진다. 즉 역청탄이나 천연가스에 의해 가동되는 경우가 많은 중간 형태(mid-merit) 발전소는 받을 수 있는 평균 가격이 낮아지고 가동시간이 감소하여 고정비를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을 떠나게 된다. (표 A, 박스 3)
이 두 가지 과정의 순 영향은 결국 가파른 ‘구멍 난’ 급전 순위가 되어, 더욱 가변적인 잔여 수요와 함께 훨씬 더 큰 전력 가격 변동성을 초래하게 된다. 이 특징들이 지난 10년 동안 남호주 시장에서 분명히 발생했다. (표 B 참조)
남호주: 에너지 시장의 미래 비전?
VRE가 전력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남호주에서 이미 찾아볼 수 있다. (표 B, 박스 1) 2011년과 2019년 사이 변동성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인해 평균 연간 잔여 부하는 약 1,050MWh에서 465MWh로 감소했으며 표준편차가 325MWh에서 440MWh로 증가하면서 변동성은 증가했다. (표 B, 박스 2)
이 새로운 잔여 부하 패턴으로 인해 남호주와 인접 빅토리아 지역의 2,500MW이상의 석탄 화력 발전은 2011년 이후 시장에서 사라졌다. 석탄 발전소의 퇴장과 더불어 2011년 1기가줄당 약 3.5호주달러에서 2019년 기가줄당 9호주달러 이상으로 급등한 천연가스 가격은 가스 발전소의 한계비용을 상승시켰고 공급곡선을 가파르게 만들었다. (표 B, 박스 3)
재생에너지가 확립된 시장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높은 기간에 전력 가격이 급락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낮은 기간에는 가격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치솟는다. 바로 이 역학 관계로 인해 남호주에서 2011년부터 2019년 사이 연중 평균일 중 가격 변동성은 약 180% 상승했다.
극심한 변동성은 아직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다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높은 보급률이 일부 시장에서 상당한 가격 변동성을 초래하기는 하지만 모든 시장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19개 자유화된 전력 시장을 2011~2019년까지의 기간에 대해 분석했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이후 경기회복으로 인한 비정상성을 고려해 제외했다.(상세 내용은 ‘분석 범위’ 참조) 변동성 재생에너지 보급률과 가격 변동성 사이의 관계가 단순명료하지는 않았다. 덴마크와 같은 일부 시장에서는 VRE 수준이 매우 높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텍사스와 같은 다른 시장에서는 변동성 재생에너지 수준이 낮지만, 가격 변동성은 더 크게 나타났다. (보기 2 참조) 각 국가별로 재생 에너지 변동성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석 범위
이 정량적 분석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한다. 보고서 작성에 있어 2020년 가용데이터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비정상성으로 인해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2021년 데이터는 작성 당시 가용하지 않았다.
가격 변동성을 측정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 시장의 기준 전력 도매가격으로 하루 전 시장의 시간당 가격을 사용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 대해서는, 하루 전 시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실시간 시간당 가격을 사용했다. 변동성이 다른 단기시장에서도 나타나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일(intra-day) 시장(거래자가 하루 전 포지션을 수정할 수 있는), 실시간 조정(balancing) 시장(예약된 포지션에 대한 실시간 편차가 수급불균형 가격으로 정산되는), 주파수 제어를 위한 시장 등 보조 서비스 시장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시장들의 변동성이 하루 전 시장보다 높은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2011년에서 2019년 사이 실시간 수급불균형 가격은 하루 전 시장에 비해 평균 3-5배 더 큰 일 중 변동성을 보였다. 이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실시간 불균형 시장에서의 차익거래 가능성이 하루 전 시장보다 5배 이상 크다고 추정한 과학적 연구조사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 시장은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유연성과 저장을 통해 이 변동성이 빠르게 감소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까지 변동성을 피해온 시장에서도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기 2에는 VRE이 이미 의미 있는 수준이지만 최악의 가격 변동성은 피한 몇몇 시장이 포함돼 있다. 이 시장들은 급전 순위(공급곡선)를 평평하게 하거나 잔여 수요(VRE 생산량을 제외한 전력 수요)의 변동성을 줄이는 독특한 변동성 완화 특징을 갖고 있다. 그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 고정금을 제공함으로써 중간 형태(mid-merit) 발전소를 유지하는 용량 시장
- 수요와 지급을 통합해 변동성을 줄이는 시장들 간의 상호연결성
- 보통 양수발전 형태로 이루어지는 에너지 저장
- 가격상한과 하한 등 시장 설계 제한요소
이 특징들이 존재하고 발견되는 정도에 따라 이 시장을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보기 3 참조)
첫 번째 그룹은 (BCG 분석 시점 기준) 아직 용량 시장이 없고, 전력 시스템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일명 ‘상실된 부하 가치’(보통 MWh당 1만~2만 달러)에 따라 가격 상한이 매우 높으며, 인접 시장과의 상호 연결성이 제한적이거나, 시장 규모 대비 저장 및 수력 발전이 제한적인 전력 시장들로 구성된다. 미국 텍사스 ERCOT(Electric Reliability Council of Texas), 호주 이스트코스트(East Coast) NEM(National Electricity Market), 뉴질랜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 그룹의 특징은 인접 시장과의 밀접한 상호 연결성, 낮은 규제가격 상한(일반적으로 MWh당 수천 US달러), 에너지 전용 시장과 더불어 일정 형태의 용량 시장이 있다는 점이다. 이 그룹에는 중앙유럽과 서유럽의 대부분 국가들과 아일랜드와 영국, 캘리포니아 CAISO(California Independent System Operator), 미국 동부(PJM Interconnection) 등이 속한다.
세 번째 그룹에는, 가격 변동성을 약화하는 특징 중 일부 혹은 전부가 강력하게 존재한다. 그 예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력 및 양수발전소가 있다. 스페인은 중간 형태 발전소의 초과분에 대해 용량 요금을 제공한다. 두 시장 모두 각각 MWh당 180유로와 0유로의 엄격한 가격 상한과 하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2021년 중반 이후, 두 시장 모두 가격 상한과 하한을 유럽 대륙의 다른 국가들에 맞춰 조정했음) 또 다른 사례로는 상호 연결성이 높고, 상당한 수준의 급전 가능 수력 발전 댐과 양수발전소가 있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있다.
이 세 그룹 모두에서, 높은 수준의 VRE와 높은 가격 변동성 사이에 분명한 관계가 있다. (보기 4 참조) 첫 번째 그룹은 남호주 사례와 유사하게 (‘가격 변동성 동인 이해하기’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움직이며 모든 그룹 중 가격 변동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이 그룹에서도 변동성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상승하면 변동성은 상승한다. 이 패턴은 비슷한 수준의 변동성 완화 특징이 있는 나머지 그룹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나머지 두 그룹에 속한 대부분의 시장은 높은 수준의 VRE를 도입했음에도, 심각한 가격 변동성은 면했지만(2021년 하반기 발생한 사건을 제외하고, 본 보고서 분석 기간 동안), VRE 발전량이 늘어나고 전통적인 발전소의 퇴출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 변동성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BCG 분석 결과에 따라, 인접 국가들과 강력하게 연계된 국가들은 높은 VRE 발전으로 인한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결론짓고 싶은 유혹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어도 대부분의 인접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자원의 보급률이 비슷한(완전한 상관관계는 아니라 해도) 발전 패턴으로 훨씬 더 높아지는 미래에는, 자신만의 전력 시스템에서 변동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서로 의지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강력한 상호 연결성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중앙 유럽과 서유럽의 국가들도 더 큰 가격 변동성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에서도, 정부와 전력 시스템 설계자들은 현 상황에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최악의 결과를 피하고자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정부와 설계 담당자들은 VRE 보급률 상승으로 인해 그들의 국가 전력 시스템이 전력 가격 변동성뿐 아니라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인한 더 큰 영향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중요한 부작용: 천연가스 가격에 대한 노출’ 참조)
중요한 부작용: 천연가스 가격에 대한 노출
VRE 증가로 인한 큰 영향 중 하나는 천연가스 가격에 대한 전력 시스템의 노출이 커진다는 점이다. 2021년 유럽 국가들과 호주의 일부 지역이 경험한 가격 급등이 높은 천연가스 가격의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단 중간 형태 발전소가 시장에서 퇴출당하면, 재생에너지 가뭄(풍력이나 태양열의 부족 현상 지속)이나 기저부하(base-load) 발전기나 시장들을 연결해 주는 인터커넥터의 정전과 같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의 수요는 한계 비용이 더 높은 가스 화력 발전인 경우가 많은 첨두발전기(peaking generator)가 충족해야 한다. 그 후 이 전력 시스템은 세 가지 강화요인에 노출된다.
- 천연가스의 높은 수요는 보유고를 고갈시키고 현지 가스 가격을 단기간 상승시킨다.
- 가스 가격의 이런 상승은 가스 화력발전소의 한계비용을 상승시키고 결국 이 발전소가 시장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입찰하는 가격 역시 상승하게 된다.
- 더 높은 입찰가격은 더 자주 실행되어 전체 시장 가격을 더 자주 설정한다.
예를 들어, 2021년 5월 호주 퀸즐랜드의 칼라이드(Callide) 석탄 화력발전소에서는 폭발이 일어나 약 한 달 동안 시설이 가동되지 않았다. 호주 에너지 시장 감독청(Australian Energy Regulator)에 따르면, 그 격차를 메우려는 가스 화력발전기의 수요로 인해 단기 가스 가격은 잠정 예상치를 훨씬 넘어섰다. 가스 가격의 급등으로 퀸즐랜드의 전력 도매가격은 이 재난사고 다음 달 MWh당 5000~1만 5000 호주 달러(현지 가격 상한선) 사이로 규칙적으로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2021년 하반기에, 여러 유럽 국가들이 매우 높은 가스 가격에 노출됐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Columbia University’s Center on Global Energy Policy)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여기에는 비정상적으로 추운 겨울과 봄으로 인한 낮은 저장 가스 수준, 평균을 훨씬 밑도는 풍력 발전량으로 인한 높은 가스 수요, 강력한 포스트코로나 경제 회복에 따른 높은 가스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유럽 천연가스 현물가격은 2019년 가을에 비해 약 6배로 상승했다. 유럽이 최근 몇 년 간 가스 화력발전 비중을 늘리고 석탄 비중을 줄이면서 이 높은 가스 가격은 전력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전력 가격 변동성을 관리’하는 5가지 메커니즘(신중히 진행할 것)
정상적인 가격 변동성은 꼭 피해야만 하는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은 에너지 고객과 발전소의 리스크 관리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해관계자들이 VRE 발전이 가격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할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정리했다. 모든 접근법이 동등하지는 않다. 어떤 방법은 숨겨진 비용이 수반되기도 하고, 또 어떤 접근법은 일시적으로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다 영구적인 대책을 통해 지원해야 할 수도 있다.
정부와 전력 시장 설계자들은 단순히 균등화발전원가(LCOE: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를 제공하는 재생에너지를 장려하기보다는, ‘기존 수요 및 계획 수요와 상관관계’가 있는 재생에너지 기술, 디자인, 위치를 적절히 혼합해야 한다.
[1] 재생에너지가 ‘생산될 때 소비, 소비될 때 생산’
가격 변동성은 소비자들이 태양열과 풍력을 통한 발전량이 충분한 기간으로 수요를 전환하게 하는 동기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산에 투자하고 운영을 변경해 전기를 소비하는 방식을 유연화해야 한다. 그 보답으로 전력수요의 상당한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특히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경우 VRE 발전원 구성의 최적화가 중요하다. 정부와 전력 시장 설계자들은 단순히 균등화 발전 원가(LCOE: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를 제공하는 재생에너지를 장려하기보다는, 기존 수요 및 계획 수요와 상관관계가 있는 재생에너지 기술, 디자인, 위치를 적절히 혼합해야 한다. 반대로, 저렴한 VRE 자원이 있는 지역과 잘 어울리는 유연한 수요가 있는 새로운 산업을 장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극단적인 저비용 VRE의 잠재적 옵션 중 하나는 현재 수요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재생에너지 발전을 과잉 구축하고, 새로운 고도로 유연한 형태의 수요(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녹색 수소 생산)를 도입해 초과 전력 생산을 흡수하는 것이다.
[2] 화석연료 발전소 폐쇄 전 잔여 수요 감소
화석연료 발전소 폐쇄 전에 소비를 감소시키거나 재생에너지를 초과로 도입해 잔여 수요를 감소시키면 시장에 에너지가 과잉 공급되어 전력 가격과 변동성이 모두 감소하게 된다.
소비 감소를 위한 에너지 효율성 대책의 사용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고의적인 수요 제거(예를 들어, 알루미늄 제련소 폐쇄 허용 등)는 산업적, 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 급전 가능 발전기 폐쇄에 앞선 재생에너지 발전 도입은 가격과 변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정부의 인센티브나 보조금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급전 가능 발전기의 경제성 약화로 이 발전소를 폐쇄해야 할 때까지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또한, 두 메커니즘 모두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재생에너지를 너무 조기에 도입해 재생에너지의 시장 진입을 위해 보조금이 지급되고 급전 가능 발전도 유지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3] 화석 연료 발전소 수익 곡선 평평화
시장에 충분한 중간 형태 및 첨두 발전 용량이 남아있고 그 연료비가 충분히 낮은 수준인 것이 보장되면 가격 고점은 낮아질 수 있다. 이를 달성하는 방법 중 하나는 가동 시간이 적어져도 수입이 보장되도록 화석연료 발전소 운영업체에 용량 요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일례로, 이 접근을 통해 스페인은 CCGT(combined cycle gas turbine) 발전소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발전 용량을 유지하는 것 자체로는 충분하지 않다. 저렴한 연료에 대한 접근성 역시 필수이다. 최근 유럽 가스 가격의 폭등이 보여줬듯, 충분한 중간 형태 발전이 존재한다고 해도 한계 공급업체에 높은 연료비는 곧 높고 변동성이 큰 전력 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4] 인접 시장과의 상호 연결성 극대화
규모가 크거나 에너지 자원의 구성이 다른 시장과의 상호 연결은 가격 변동성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독일이다. 독일은 프랑스의 원자력, 덴마크의 풍부한 풍력 자원, 오스트리아의 수력 발전, 폴란드의 석탄 화력 발전과의 연계를 통해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상호 연결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여전히 변동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하지만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고, 그 연결을 통해 다양한 에너지원이 생성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연결을 추가해야 하면서 그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
[5] 전기 저장 통합
전력 시장에서 저장은 고점을 낮추고, 저점을 평평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일 중 가격 변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배터리는 일일 차익거래를 통한 수익 뿐 아니라 주파수 제어 서비스를 통해 주로 자금을 조달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이런 보조 서비스의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주간, 월간, 계절별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형 양수 저장고와 수소 기반 저장 등이 있다. 하지만 최적의 위치를 제외하고는, 이런 옵션들은 비용이 많이 들고 지리적 한계에 직면하기가 쉽다. 따라서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높은 시장 변동성 잔여 수준이 필요하다.
정부와 시장의 고려사항
변동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계속되면서, 정부와 시장 참여자들이 가격 변동성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취할 수 있는 두 가지 움직임이 있다.
[1] 공급과 소비를 함께 고려하라
오늘의 거대한 전력망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전기의 공급과 소비를 함께 결정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 고객들은 설비를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한 전력공급원 근처에 설치했다. 전력망이 점점 확대되면서, 이 필요성은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정부는 다시 한번 등식의 양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를 실행하는 방법 중 하나는 에너지원의 성격과 지역 기반의 수요를 고려하는 에너지 산업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비용 태양에너지처럼 저렴하고 가변적인 에너지원은 녹색 수소생산과 같은 유연한 산업을 선호할 수 있는 반면 고비용이지만 보다 신뢰할 만한 에너지원은 덜 유연한 산업을 선호할 것이다.
[2] 정부는 에너지 시장 조정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공급의 신뢰도를 보장하고 가격 고점을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용량 시장을 이용하고자 하는 전력 시장 설계자약들이 늘고 있다. 수요 측면 유연성 제공업체와 같은 시장 참여자들을 몰아내 전반적인 시스템 비용을 상승시키지 않도록 이에 대한 접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최선의 경우, 용량 시장은 중요한 순간에 (확실한) 용량을 가용하게 해 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용량 시장은 목적에 적합하지 않고 유연성도 부족한 발전기를 지원하느라 값비싼 초과용량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용량 요금의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비용을 시장 참여자들에게 어떻게 부과하느냐에 따라, 변동성을 강화할 수도(예를 들어, 피크 요금제를 통해) 더 큰 수요 유연성의 신호를 약화시킬 수도(계산과정이 오염된 비용으로 인해) 있다.
가격 변동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시장 설계자들은 더욱 엄격한 가격 상한과 하한을 설정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기껏해야 임시방편일 뿐이다. 오히려 부족과 과잉의 상황에 대해 신호를 보내는 시장의 능력을 상쇄해 투자와 가동에 필수적인 인센티브를 없애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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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에너지 시장의 소비자와 기업들은 지금까지 운이 좋았다. 인접 국가와의 강력한 상호 연계와 풍부한 저장 능력 등의 요인들 덕분에 높은 변동성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심각한 가격 변동성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와 시스템 설계자들은 현상에 안주할 여유가 없다. 상황이 변화하고 국가들이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생산을 증대하면서, 전력 가격 변동성을 통제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정부는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새로운 대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