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UN 총회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중국과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긍정적인 소식이었다. 시진핑 주석의 약속은 이 기간 동안 지구온난화를 1.5°C로 억제하겠다는 글로벌 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새로운 목표는 중국의 몇 가지 야망을 반영한다. 이를 끝까지 달성해낸다면 중국은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리더십의 자리에 올라서게 될 것이다. 중국의 탈탄소화 이니셔티브는 기술 혁신과 산업 업그레이드를 가속화시켜 경제를 더욱 강화시키는 주요 기회들을 제공한다. 또한, 국민의 건강, 삶의 질, 웰빙은 배출가스 및 공해 감소, 곡물 수확량 증대, 자연재해 방지, 에너지 독립 강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중국은 연간 탄소배출량 기준 최대 단일 배출국이기 때문에, 이러한 중국의 약속은 국제사회가 파리 협약의 지구온난화 2°C 미만 유지 목표(중국이 통상적인 방식을 고수한다면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게 선례가 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발표 몇 주 뒤, 일본과 한국도 넷제로(net zero) 온실가스의 목표 달성을 약속했고, 이에 따라 다른 대규모 탄소 배출국들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과연 중국의 새로운 목표는 달성가능한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탄소에 치중된 중국의 경제 상황에서 막대한 양의 배출가스를 감축해야 하며, 이는 다른 많은 나라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메트릭 톤(metric ton, MT)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중국의 목표가 달성가능하다고 생각하며, 그 근거는 현지 배출가스 데이터 및 전문가들에 대한 유례없는 접근성을 활용한 중국의 기후변화 패스웨이 심층 시뮬레이션이다. 또한, 우리는 경제적으로 매력적이고 사회적으로 실행가능한 탈탄소화 목표 달성 방법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관련 세부 사항들이다.
BCG의 분석
중국 정부가 기후 어젠다를 업데이트하고 있는 동안, BCG는 중국의 배출가스에 대한 새로운 분석과 관련하여 가장 권위있는 기후 관련 정부 씽크탱크인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에너지 연구원과 밀접하게 협업했다. 이러한 협업 덕분에 BCG는 현지 배출가스 데이터 및 전문가들에 대한 접근성을 활용하여 중국의 기후 변화 패스웨이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구축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연구에는 주요 연구소들과 이해당사자 기업들도 참여했다.
우리는 시진핑 주석의 발표에 따라 중국이 어떻게 1.5°C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모델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상당히 낮은 목표인 2°C 목표 달성 방안도 모델링했다.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해 일단의 기술, 규제, 기타 요소들을 파악하고 이들의 영향과 필요 투자를 정량화했다. 우리의 주안점은 본 보고서에 소개된 1.5°C 목표와 관련 슬라이드 내용이다.
명확한 현재의 도전과제
중국의 새로운 목표와 관련하여 몇 가지는 분명하다. 첫째,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경제 전반에 걸친 단합된 노력이 필요하다. 반드시 지금 바로 시작하여 2050년까지 75%에서 85%의 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1.5°C 패스웨이를 채택해야 한다.(슬라이드쇼의 슬라이드 1 참조) 이는 중국 혼자만으로는 엄청난 도전과제이다. 중국의 배출가스 증가는 (수년간 연간 8%의 증가율을 기록한 후) 2013년 이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양상을 보여왔으나, 통상적인 방식을 고수한다면 2050년까지의 탄소 감소율은 10%를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중국이 연간 글로벌 배출가스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 입장에서는 중국이 배출가스 감축에 성공할 필요가 있다. 만약 중국이 계속해서 현재의 길을 걷는다면, 1.5°C의 글로벌 목표 달성을 위해 나머지 국가들이 2050년까지 95%에서 115%를 줄여야 하고, 그럴 경우 글로벌 목표의 달성은 불가능하다. 중국의 글로벌 제조 및 혁신의 중심지라는 역할을 고려할 때, 중국이 신속하게 1.5% 패스웨이에 동참한다면 다른 국가들이 더 쉽게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중국은 공격적인 기후 변화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1.5°C 목표 달성 프로그램이 지금부터 2050년까지 중국 GDP에 2%에서 3% 정도 기여하고, 화석연료 수요를 약 80% 줄이며, 배출가스를 75%에서 85%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한다.
탄소 배출가스의 주요 원인
중국 탄소 배출가스의 근본 원인은 경제 및 산업 구조, 비재생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 에너지 효율 부족,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 등이다.
중국의 경제 구조는 여전히 매우 에너지 집약적이다.(슬라이드 2,3,4 참조) GDP 단위당 배출가스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글로벌 수치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연도인 2016년 GDP 1,000 달러 당 글로벌 평균이 약 0.4 메트릭 톤 CO2e(이산화탄소 환산량, carbon dioxide equivalent)이었던 것과 비교하여 중국은 2019년 GDP 1,000달러 당 약 1 메트릭 톤 CO2e을 기록) 철강 및 시멘트 제조 등 중국의 중공업은 글로벌 생산의 약 50%, 총 탄소 배출의 17%를 차지한다.
석탄은 중국 에너지 구성에서 거의 60%를 차지하는데, 이는 1990년의 80%, 2000년 및 2010년의 70%에서 감소한 수준이나 여전히 글로벌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석탄의 가격 우위와 중국 석탄 발전소의 상대적으로 낮은 연수 때문에, 석탄 발전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기후변화 관련 노력의 주요한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중국은 계속해서 신규 석탄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어(2020년 상반기 17개 프로젝트 승인), 배출가스 감축 목표 달성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일부 산업에서는 첨단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으나 그 외 다수의 산업에서는 선진국에 뒤쳐져 있다. 예를 들면, 상대적으로 작은 생산규모, 설비과잉으로 인한 빈번한 생산중단, 낮은 제조효율로 인해 일부 선진국에 비해 생산 시멘트 톤 당 거의 30%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2019년, 중국 시멘트 생산 라인의 약 30%만이 국제 효율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 시멘트 산업의 가동률은 2018년 70%였으며, 선진국에 비해 훨씬 더 파편화되어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긴 했으나 지난 십 년간 중국의 도시화는 빠르게 진행되어왔다. 중국의 도시 주거 지역은 십 년 전에 비해 1.5배 커졌고 연간 승용차 판매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에너지 및 탄소 배출 수요는 도시 건설 및 교통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촉진되었다.
또한, 주지할 것은 중국이 제조 및 혁신의 중심지라는 점이다. 중국은 새로운 야심찬 목표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 넷제로(net zero)를 목표로 하는 다른 국가들의 주요 공급원이 되고자 한다. 예를 들면, 중국은 이미 배터리 셀의 선두주자이기 때문에 자국의 카드를 스마트하게 플레이한다면 전 세계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 제공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클린 에너지, 탈탄소화 기술, 녹색 교통, 탄소 거래 등의 여러 기후 관련 분야에서 EU와 협력하고 있다.
국가적 노력 필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중국은 에너지부터 시작하여 1.5°C 패스웨이를 따라 지금 바로 관련 노력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화석연료로 생산된 에너지는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25%~35%, 전기 생산의 약 20%로 제한될 필요가 있다. 에너지는 재생 에너지 및 원자력 등 제로 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함으로써 탄소감소 노력의 선두에 설 수 있다.
우리는 에너지, 산업, 교통, 건물, 농업 및 LULUCF(토지 이용(land use), 토지용도 변경(land use change), 임야(forestry))의 네 개 부문에서 50여 개의 배출가스 감축 이니셔티브들을 분석했다.(슬라이드 5 참조.) 또한, 각 이니셔티브의 감소 비용 및 영향을 정량화했다. 분석 결과는 아래의 슬라이드쇼에서 볼 수 있다.
각 부문별 주요 혁신 요소
1.5°C 패스웨이 하에서, 중국의 주요 배출가스 산업 부문들은 각각 2050년까지 배출가스를 65%~105% 감축해야 할 것이며, 이는 일부 산업들이 다른 산업들에 비해 최대 10년 먼저 제로에 가까운 수준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부문별 업그레이드, 기업 혁신, 대중의 인식 및 지지를 촉진하는 효과적인 탄소감축 요소들의 실행뿐 아니라 단호한 정책 지원과 산업 혁신도 필요할 것이다. 2060년까지 진정한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중국은 탄소 포집 및 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탄소 흡수원(carbon sinks) 등의 탄소 제거 조치를 활용하여 배출가스를 더 많이 감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9년까지 중국에서 열 개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실행되었으나, 규모가 작았다. 이들의 포집 능력을 모두 합해도 중국의 현재 총 탄소 배출가스의 0.01%에도 못 미친다.
다음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라스트 마일 조치일 뿐 아니라 우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각 부문별 주요 요소들이다.
에너지. 필수 저감 목표의 달성은 원자력 및 재생 에너지 발전으로의 대대적인 전환을 의미하며, 이는 전력계통(grid) 유연성, 에너지 시스템 혁신, 탄소 가격제로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슬라이드 6, 7 참조) CCS 기술이 아직 대규모로 실행되지 않은 석탄 발전소에는 CCS 기술이 필요하다. 대규모 원자력 발전에 대한 사회적 우려, 토지확보 경쟁,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intermittency) 관리, 화석연료의 탈탄소화를 고려할 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종국에는 원자력 발전이 전체 발전 에너지 구성 중 삼분의 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또한, 에너지 상품 제조상의 탈탄소화 모색, CCS 기술의 채택 및 효과 확대, 90% 이상의 CCS 보급률 추진도 필요할 것이다.
산업. 산업은 반드시 전기 및 열 생산과 공정 혁신시 탈탄소화를 추진하여 기기 업그레이드 및 시설 스왑(capacity swap)을 넘어서는 근본적인 혁신을 달성해야 한다. 정확한 모니터링 및 에너지 관리 서비스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라스트 마일 조치로는 자체 전력 및 열 생산시에 CCS 기술 100% 사용을 목표로 삼는 것과 산업 공정의 혁신 및 최적화를 통해 탈탄소화를 개선하는 것 등이 있다.
교통.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반드시 공공정책, 지속적인 배터리 개선, 충전 인프라의 규모 확대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소 연료의 상용화는 잔여 배기가스 제거에 있어 필수적이다. 라스트 마일 조치에는 내연기관차의 대대적 퇴출이 포함될 것이며, 이에 따라 소수의 고연비 차량만이 남게 될 것이다(10% 미만). 또한,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그린 수소 등)의 신속한 상용화를 장려하여 장기적으로는 50% 이상의 보급률을 목표로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건물. 건물은 반드시 열 공급시 에너지 효율 혁신 및 탈탄소화를 강화해야 한다. 완전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개선된 전기계통(grid) 역량 및 대중의 수용을 바탕으로 하는 열펌프 확대 및 조리 기기의 전기화가 필요하다.
농업과 LULUCF. 농업은 배출가스 발생원에서 탄소 흡수원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바이오가스 프로젝트와 비료 산업 혁신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촉진하는 핵심 요소들이다. 배출가스 감축은 폐기물 소각 처리 및 탄소흡수 역량 개선을 통해 반드시 달성되어야 한다. 라스트 마일을 위해 이 부문은 반드시 폐기물 처리시 적어도 80%의 소각을 목표로 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탄소 제거시 탄소 흡수원의 잠재력을 탐색해야 한다.
비싸지만 – 그럴만한
슬라이드쇼에서 강조했듯이, 이러한 노력의 총비용은 상당할 것이다 – 중국의 2020-2050년 누적 GDP의 약 2%에 해당하는 1.5°C 목표를 2050년까지 달성하는 데에는 90조~ 100조 RMB(약 13조5천억 달러~15조 달러)가 소요될 것이다.(슬라이드 8 참조.) 그러나, 이러한 지출은 중국의 경제 역량으로 충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며, 관련 투자는 이번 세기의 전반부에 GDP에 2%~3% 기여하여 GDP에 지대한 효과를 미칠 것이다. 녹색 경제의 발전은 중장기 고용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의 산출 결과에 따르면, 녹색기술에 대한 투자는 2050년까지 중국 GDP의 2%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IRENA)는 2°C 시나리오 하에서도 재생에너지, 그린 건설, 교통, 폐기물 처리 등의 그린 산업들로 인해 중국의 고용이 약 0.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탈탄소화는 경제 성장을 저해하기는커녕 사실상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해(중국의 최대 환경 문제 중 하나)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고 홍수 등 자연재해의 증가 및 심각도로 인한 영향을 방지함으로써 생명을 구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우리의 계획은 화석연료 소비 감소와 비재생 및 수입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 감소와 함께 중국의 그린 에너지 수출의 경쟁력 및 회복탄력성 강화를 통해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개선시킬 것이다.
중국의 새로운 목표는 야심 차다. 우리의 분석에 의하면 이를 실현하는 것은 중대한 과제이지만 달성 가능할 것이며,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깨끗한 공기와 물이 있는 지속가능한 녹색 환경을 만들고 세계 각국이 비슷한 목표를 위해 행동하도록 장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마땅히 격려하고 지원해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