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스토리만큼 공유하기 쉬운 디지털 화폐나 스마트폰만큼 유비퀴터스한 e-결제플랫폼을 상상해보라. 은행 계좌는 쓸모가 없어질까? 통화 정책이 중요할까? 디지털 코인과 토큰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미래에 대한 질문들은 더 중요해졌다. 이러한 실험적인 개념들이 샌드박스에서 실제 상황으로 옮겨질 때, 그 파급효과는 좋든 나쁘든 심대할 것이다.
블록체인과 디지털 분산원장을 이용해 발행 및 유지되는 디지털 화폐는 개인과 조직이 가치를 거래하는 방식을 완전히 뒤집어 고비용의 결제 중개업체를 제거하고, 가격 안정성을 강화하며, 거래 상대방에 대한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 디지털 달러, 유로, 또는 기타 디지털 화폐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을 보편화시켜 빈곤 지역이나 오지의 “금융취약” 계층이 이전보다 쉽게 구매, 판매, 저축,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모든 디지털 화폐가 동등하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디지털 코인 및 토큰은 기존 결제 모델을 미미한 정도로 개선할 것이나, 다른 디지털 화폐들은 금융 시스템의 핵심적인 부분에 도전할 수도 있다. 어떤 코인들은 폐쇄 시스템 내의 효율성 개선을 목표로 하는 반면, 다른 코인들은 더 광범위한 경쟁우위 획득을 목표로 하는 등, 상업적인 영향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디지털 화폐의 설계와 그로 인해 사회에 초래될 수 있는 파급효과는 디지털 화폐의 잠재적 가치와, 이용자 및 디지털 화폐 이용을 관할하는 이들에 대한 리스크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디지털 화폐에는 한도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추가 코인을 발행할 능력이 없다면 유동성 리스크가 증가할 수도 있다.
질문들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선점자의 우위는 상당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국가, 중앙 은행, 또는 컨소시엄이 특정 통화의 출범과 채택을 가속화한다면, 다른 국가들과 이해당사자들은 자체적인 전략적 대응으로 이에 따라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모든 조직에 적용되는 단일한 해답이 없긴 하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공공 및 민간 부문 리더들이 화폐의 미래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골드 러시의 부상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자체 디지털 코인 및 토큰을 도입할 계획이다.“
수년간, 비트코인 등의 디지털 화폐는 다크웹의 그림자 속에서 운영하는 블랙마켓 트레이더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 페이스북이 계획하고 있는 리브라(Libra)의 출범은 다양한 기업, 은행, 컨소시엄들이 출시하는 일련의 디지털 화폐 이니셔티브들 중 가장 최근의 것일 뿐이다.(보기 1 참조.)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도 디지털 화폐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이들 역시 이 대열에 합류했으며, 다수는 자체 디지털 코인 및 토큰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반 기술들이 성숙해지고 디지털 화폐의 결제 문제점들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해짐에 따라 디지털 화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의 결제 모델들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결제처리는 복잡한 국내 및 국제 총액결제(gross settlement) 메커니즘으로 인해 며칠씩 소요될 수 있으며 배타적일 수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수료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프라이싱이 일반적으로 볼륨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신흥시장의 개인과 기관들도 국제 결제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며, 이는 은행계좌 보유 또는 신용이력 서류구비 등의 전통적인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주 노동자들은 본국의 가족들에게 송금할 때 높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화폐는 이러한 이슈들 중 일부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 등의 분산원장 기술은 데이터의 변조를 방지하고 결제 인증을 가능케 한다. 거래는 거의 실시간으로 정산되고 이해당사자들은 전체 거래 트레일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은 블록체인 기반 화폐들이 독립적인 제 3자 인증을 제공하는 브로커, 결제대행업체, 공증업체 등의 중개기관을 대체할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록체인으로 인해 시장차익거래 업체(market arbitrageurs), 가격공시기관(price-reporting agencies), 벤치마크 제공업체, 정보 대칭성을 활용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보유한 업체들에 대한 필요성이 최소화될 수도 있다.
물리적인 화폐의 이동, 저장, 지급 비용이 크기 때문에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들은 디지털 화폐의 효율성에 매력을 느껴왔다. 기업과 정부도 경제적 포용을 증대하고 금융 범죄를 줄이는 디지털 화폐의 잠재력에 기대하고 있다. 2018년, 세계은행은 아직도 17억 명의 성인이 금융취약 계층으로 남아 있다고 추산했으며, 이 문제는 세계적으로 물리적 금융 인프라의 도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욱 악화되고 있다. 디지털 원장 기술은 사람들을 금융 시스템에 편입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을 포함시키려면 규제 기준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을 것이나,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은행의 정규적인 처리 없이도 고객 유치 및 고객알기 제도 관련 문서화를 P2P 기반으로 완성할 수 있다. 각국은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디지털 화폐를 사용함으로써 세금 징수 및 추적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이는 신흥시장 국가들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의 가장 적극적인 지지자였던 이유 중 하나이다. (보기 2 참조.)
디지털 화폐 모델의 증가
물리적인 화폐는 가치의 저장 수단, 교환 매체, 안정적인 회계 단위로서의 역할을 한다.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가에 따라 디지털 화폐는 이러한 목적의 일부 또는 전체에 부합한다. 예를 들면, 어떤 디지털 코인과 토큰은 주로 익명의 가치 전달 수단으로서 이용된다. 다른 디지털 화폐들은 거래 과정을 가속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다른 디지털 화폐들은 기존 국가 통화의 가치에 연동된 가상 화폐로서 구상된다. 오늘날, 50여 개의 디지털 화폐들이 개발 중인 상황에서, 다양한 모델들은 혼란스러운 구도를 만들 수 있다. 이를 단순화하기 위해, 우리는 많은 실험적인 모델들이 진화하고 있는 큰 카테고리들을 강조했다.
암호화폐. 일부는 장기적인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도 이용되나, 이러한 블록체인 기반 코인들은 거래를 가능케 한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비트코인이지만, 여기에는 라이트코인, 모네로, 대시, 지캐시도 포함된다. 이들은 분산화 기반으로 운영되고 보안 및 위조방지 조치로 암호화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P2P거래에서 어느 정도의 익명성을 제공한다. 법집행 및 결제 처리업체는 비트코인 계좌에 대해 어떠한 관할권도 없으나, 암호화폐의 익명성은 금융 범죄의 리스크도 증가시킨다.
스테이블코인. 이러한 디지털 토큰은 미국 달러화나 기타 국가의 통화 등 특정 자산에 연동된다. 법정화폐 연동 암호화폐들은 가장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이지만 자산 연동 코인들은 금과 같은 상품(commodities)에도 연동될 수 있다. 대부분은 시장 진입, 헤징, 저장,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 간의 거래를 위한 기본적인 교환수단으로서 이용된다. USD 코인, 제미나이 달러, 트러스트토큰 등이 있다.
컨소시엄 스테이블코인. 자산연동 스테이블코인과 비슷하게, 컨소시엄 스테이블코인은 개별 조직보다는 그룹에 의해 발행된다. 리브라는 스테이블코인의 좋은 예이다. 다른 스테이블코인들과 마찬가지로 컨소시엄 스테이블코인은 즉각적인 국제 결제를 가능케 하며,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 밖에 있는 개인들에게 특히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브라의 경우, 페이스북과 파트너들은 원래 미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등의 국제 통화 바스켓에 연동되는 블록체인 기반 화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여 사실상 기존의 국가 및 국제 규제 당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초국가적 화폐의 창출을 추진했다. 그러나, 소수에 집중된 힘은 우려를 야기했다. 리브라는 통화주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 금융 규제당국의 강력한 반발에 처하게 되었다.
기업 화폐. B2B 자금이체에 주로 사용되는 기업 화폐는 네트워크에 대한 컨트롤과 제한을 가하는 능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공공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거래 스피드와 효율성을 활용한다. 사전승인된 접근성은 참여자들에게 네트워크의 정당성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다. 사적인 기업 화폐의 예에는 시그넷과 지피엠 코인 등이 있다. 월마트, 아마존, 라쿠텐 등의 일부 소매기업들도 자체 네트워크 내의 결제 원활화를 위한 기업 화폐의 개발을 발표했다. 소매 은행들도 체크카드나 신용카드에서 법정화폐를 대체하는 기업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화폐의 확산은 혼란을 초래하여 이용자들이 다른 대안들의 상대적인 가치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의 목적은 법정 화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기존 은행권에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사적 은행예금에 대한 리스크 없는 대안을 제공한다. 약 10년 전에 도입된 1세대 CBDC는 상호운용성 및 프로그램 가능성(programmability)이 제한적이었다. CBDC 2.0으로 알려진 차세대 CBDC는 국가적 또는 초국가적 차원에서(유럽 중앙은행의 경우)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통화들은 통화 정책의 자동화에 기여하여, 신흥경제국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완화하고 구매력 불평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추적성의 개선으로 인해 각국은 범죄 활동, 탈세, 마약밀매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은 중앙집중화된 CBDC 1.0 구축에 초점을 맞추어 인민폐의 디지털 버전을 출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으로 불리는 가상화폐는 부분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할 것이다. 스웨덴의 중앙은행은 2020년 일 년간의 블록체인 기반 e-크로나 시범운영을 발표했다. ECB, 캐나다의 중앙은행, 또 다른 중앙은행들도 연구개발 시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나의 통화가 어떻게 설계되는지는 사회적인 영향도 미치며, 이는 통화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 애널리스트 토비아스 아드리안과 토마소 맨치니-그리폴리는 2019년 9월 IMF 블로그 기고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결제는 단순한 자금이체 행위 이상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사람들을 이어주는 사회적 경험이다.” BCG의 전체적인 사회적 영향 분석에 따르면, 경제, 소비자, 윤리, 환경, 사회적 측면의 지원과 거버넌스 요인은 통화의 리스크와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CBCD와 컨소시엄 스테이블코인은 더 많은 가치 원천들을 활성화시키고 가장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창출하는 반면, 익명성이 더 강하거나 폐쇄적인 성격의 암호화폐와 자산연동 스테이블코인은 가치를 위축시킬 수 있는 윤리적 우려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보기 3 참조.)
지금 리더들이 해야 할 것
가장 유망한 디지털 화폐 생태계가 임계치에 도달하기까지는 5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나 선점자 우위는 다른 조직들이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선점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든, 신속한 추종자로서 참여하든, 아니면 디지털 화폐 시장이 더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든, 리더들은 바로 지금 시간을 투자하여 새롭게 부상하는 모델들이 어떻게 자국과 자사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그러한 토대 마련의 시작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주요 조치들이다.
- 전략적, 와해적 잠재력을 평가한다. 시간이 지나면, 각국 정부와 조직들은 여러 가지 형태의 디지털 화폐를 이용하여 내부 운영을 개선하고, 국내 및 국제 거래를 지원하며, 새로운 자금조달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화폐와 이를 떠받치고 있는 기술들이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시나리오 모델링은 리더들이 보다 와해적인 리스크를 예상하는 것을 지원하는 데 있어 필수적일 수 있다. 우리는 극적이지만 가능한 상황들의 리스트를 취합하여 와해적 파급효과들은 디지털 화폐가 주류가 되어가는 과정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러한 특수한 시나리오들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리더와 팀들이 자체적인 “가정”을 기반으로 한 연습을 통해 잠재적인 경쟁 와해 및 가능한 금융 포용성에 대한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디지털 화폐의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 참조)
디지털 화폐의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
비즈니스 및 운영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구상해봄으로써 조직은 부정적인 리스크를 완화하고 전략적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다음은 리더들이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급진적이지만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들이다.
- 중국은 자국 통화의 위상 강화를 위해 CBDC 추진을 가속화한다. 중국은 전략적인 혜택(더 낮은 자금조달 비용 및 제재를 회피하거나 가하는 능력 등)이 있는 미달러화의 준비금 통화라는 위상에 도전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CBDC를 출범한다. 미국은 디지털 달러로 대응한다.
- 스웨덴의 CBDC는 현금 전쟁을 시작한다. 현금 사용이 감소하고 있는 스웨덴에서는 자국민을 위한 CBDC를 추진한다. 스웨덴을 제외한 EU 각국 국민들은 SEK를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이 시나리오는 EU 법에 의해 허용가능하나 통화의 출범 당시 스웨덴 관료들은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생각했다. SEK에 대한 수용도가 커지면서 덴마크 등의 비 유로권 국가들은 자국의 CBDC로 대응하고, 결국 ECB도 추진하게 된다.
- 대규모의 경제 위기로 인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급진적인 구조조정이 초래된다. 국민과 정치권은 더 이상 구제금융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한다. 선진국 전반에서 시카고 계획이 실행되어 중앙은행들은 모든 형태의 돈의 창출에 대한 단독 책임기관이 된다. CBDC는 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된다. 각국 정부는 재정 부양책을 통해, (부분지급준비금 제도에서 시중은행이 창출하는 돈에 대비하여) 새로운 돈의 창출 메커니즘으로서 보편적 기본 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을 도입한다. 명목 이자율을 제로에 가깝게 설정하는 프리드먼 규칙이 프로그램가능한 CBDC의 일단의 자동화 통화 정책으로서 채택된다. 분산형 거버넌스 모델이 적용되어 현재의 중앙은행 독립성과 동일한 방식으로 UBI를 통화 정책에 대한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보호한다.
- 홀세일 이니셔티브가 국가 통화를 위협한다. UBS 공용결제코인(utility settlement coin)등 민간부문의 이니셔티브는 홀세일 운영으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더 광범위한 접근성을 획득하고 더 넓은 범위의 경제로 걸려져 나간다. 코인이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중앙은행은 이러한 통화가 자국 통화의 입지를 위협하고 통화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파악한다. 중앙은행은 자체 CBDC를 발행함으로써 이에 대응한다.
- 국가 통화는 민간부문 소매 CBDC의 압력을 받는다. 컨소시엄 스테이블코인이 출범되어 중앙은행은 홀세일 이니셔티브 시나리오에서와 비슷한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은행권이 처음 생겼을 때 민간 부문이 선도하고 공공 부문이 뒤를 따랐던 것과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 유망한 활용 케이스들을 실험하는 디지털 및 규제 샌드박스를 만든다. 전략적 분석에 기반하여 리더들은 두세 개의 잠재력이 큰 이니셔티브들을 파악하고, 자산연동 스테이블코인 개발 또는 CBDC 관련 협업 등 소규모의 시범운영을 시작해야 한다. 거버넌스, 프로그램 가능성, 연동 종류 등의 디지털 화폐 창출에 수반되는 설계 대안들을 파악하는 것은 리더들이 어떠한 전형이 자사의 니즈에 가장 적합하고 어떤 것을 피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이러한 설계 관련 선택사항의 대부분의 운영 범위는, 거버넌스의 경우에는 중앙집중형부터 분산형 설계까지, 유통의 경우에는 제한적인 유통부터 개방적인 유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디지털 화폐 모델이 이러한 특징들을 어떻게 조합하는지는 디지털 화폐의 활용과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보기 4 참조.) 팀들이 새로운 기술, 디지털 경쟁력, 업무 방식을 탐색해볼 수 있는 실험용 샌드박스를 창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오류와 낭비를 줄이고 조직이 입증된 이니셔티브를 더 빠르게 확대적용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재무적인 파악을 실시한다. 어떠한 이니셔티브의 경우와도 마찬가지로, 조직은 포괄적인 비즈니스 케이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분석을 위해서는 글로벌 확장 기회, 추가 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매출, 효율성 증대를 통한 비용 절감, 결제 인프라 및 준법감시 중심의 네트워크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은 거래 수수료 감소, 편리함 및 속도 개선, 보다 안정적인 투자 등 최종사용자 혜택도 고려해야 한다. 하향 리스크의 정량화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CBDC 이니셔티브는 은행의 금융취약 지역에 대한 투자활동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의 채택은 고객들의 전통적인 예금상품 이탈을 촉진할 수도 있다. 이러한 통찰력은 은행이 이로 인한 예금수입 손실을 상쇄하는 방안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효과적인 생태계를 개발한다. 통화의 가치는 이용도에 비례하여 성장한다. 조직이나 중앙은행이 자체 이니셔티브를 창출하고 있든, 더 광범위한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든, 디지털 화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규모가 필요하다. 조기 채택자들의 임계량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그룹의 참여자들 간의 약속된 협업이 필요하다. 신뢰 구축, 불가피한 긴장의 해소, 가까운 경쟁사들 간의 협력적 경쟁, 즉 “협쟁(coopetition)”에 대한 관리를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러한 그룹의 의사결정자들과 이들의 대리인들은 반드시 학습 과정 중 발생하는 도전과제의 극복에 필요한 영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필요한 파트너, 데이터, 인재, 기타 기본적인 요소들을 파악해야 한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관련 블록체인 혁신으로 가장 큰 성과를 거두는 조직들은 공유된 비전, 잘 정의된 로드맵, 공식화된 교전 규칙을 바탕으로 명확한 역할 및 책임을 가지고 탄탄한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한다. 잘 설계된 생태계와 명확한 거버넌스 프로토콜은 리더들에게 주요 결과에 대한 일관성을 확보하고 예산 요건, 인재, 데이터, 기타 자원 니즈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다행히, 많은 디지털 화폐에 내장되어 있는 분산형 합의기반 거버넌스는협력형 경쟁(coopetition)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모든 당사자들이 의사결정을 만들어가고 검증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디지털 화폐는 향후 5년 간 우리의 금융 인프라를 심대하게 변화시킬 것이다. 금융시스템의 참여자들은 이번 시기를 계기로 잠재적 영향을 분석하고, 가능한 와해에 대비하며, 디지털 화폐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디지털 화폐의 개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파트너십을 체결해야 하는지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