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화이자는 어떻게 1년안에 코로나 백신을 만들 수 있었을까?

 

차세대 기술과 딥테크 기업의 혁신에 대비하라. 딥테크 벤처의 목표는 가장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므로 그 경제, 비즈니스, 사회적 영향은 어느 분야에서나 체감할 수 있다.

이 거대한 물결에는 인공지능(AI), 합성 생물학, 나노기술, 양자컴퓨팅의 첨단 기술이 포함된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혁신을 가속화하고 재정의할 기술과 접근방법의 융합이다.

기술 발전이 실험실에서 시장으로 이동하고, 기업들이 상업적인 응용을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기술 활용의 방법과 이유에 있어 수많은 공통점이 발견되고 있으며 강력한 생태계가 형성되어 그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모더나(Moderna)와 바이오앤테크(BioNTech), 화이자(Pfizer) 팀이 각각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유전체 염기서열을 통해 두 개의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이 생태계의 위력을 확인했다. 이 기업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놀라운 업적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이것은 정부, 학계, 벤처 캐피털(VC), 대형 비즈니스 등 많은 다른 생태계 참여자들의 노력을 통해 가능했다. 이들 모두는 앞으로 다가올 물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본 보고서에서는 <딥테크의 거대한 물결>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살펴본다. 후속 보고서에서는 자연공동설계(nature co-design)의 혁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신흥기술의 투자가 어떻게 미래의 주춧돌이 되는지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몇몇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 딥테크를 차별화하는 것은 무엇인가?
  • 딥테크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 딥테크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 앞으로 다가올 딥테크의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

안전벨트를 매고 하늘은 나는 자동차에 탈 준비를 하라. (최소 7대의 비행자동차가 현재 개발 중임)

 

 

딥테크 차별점

 

딥테크 기업들은 각각 다른 특징이 있다. 모더나와 같이 이미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기업이 있고, 스페이스X(SpaceX)와 블루오리진(Blue Origin)과 같이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곳도 있다. 어떤 기업들은 한때 순전히 공상과학소설이라고 여겼던 것들을 다루고 있다. 또 어떤 기업들은 질병, 기후변화 및 기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장기적 솔루션을 활발히 개발 중이며 합성생물학과 양자컴퓨팅과 같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극소수인 분야를 취급하고 있다.

성공적인 딥테크 벤처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과학자, 엔지니어, 기업가 등 다양한 인재들을 한데 모은다. 기존 기술로는 직면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예도 종종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기존 기술의 새로운 응용 방법을 개발하는 것에 성공이 결정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붐 수퍼소닉(Boom Supersonic)은 이미 알려진 인증경로와 입증된 안전 기록이 있는 기술만을 이용해 초음속 비행기를 개발 중이다. 또한 시보그 테크놀로지(Seaborg Technologies)는 수십 년 된 기술인 소형 용융염 원자로로 구동되는 모듈형 부유식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해 노력 중이다.

성공적인 딥테크 벤처들은 보통 4가지 상호 보완적 특성을 갖는 경향이 있다.

  • 문제 지향적이다. 이들은 크고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에 집중한다. 이는 딥테크 벤처의 97%가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최소 1개 이상에 기여한다는 사실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 기술을 융합해 운영된다. 그 예로, 딥테크 벤처의 96%는 최소 두 개 이상의 기술을 이용하며, 66%는 하나 이상의 첨단기술을 이용한다. 딥테크 벤처의 약 70%가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 소프트웨어보다는 물리적 제품을 주로 개발한다. 실제로, 딥테크 벤처의 83%는 물리적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혁신의 방정식을 비트에서 비트와 원자로 이동시켜, 데이터 및 컴퓨팅의 힘을 물리적 세계에 적용하고 있다.
  • 생태계의 중심에 있다. 약 1,500여 개의 대학과 연구실이 딥테크에 관여하고 있으며 딥테크 벤처는 2018년 한 해에만 정부로부터 약 1,500개의 보조금을 받았다.

딥테크 벤처가 스타트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음에도 불구하고, 주로 대형 이슈를 공략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실용적이기 때문에 큰 영향력이 있다. 딥테크 벤처는 도널드 스톡스(Donald Stokes)가 일명 ‘파스퇴르 사분면(Pasteur’s Quadrant)’이라고 명명한 곳, 근본적인 이해를 위한 탐구를 응용 연구와 결합해야 하는 영역에 자리 잡고 있다.

 


딥 테크놀로지라는 것은 없다

 

어떤 기술이 딥 테크놀로지인가?

이는 잘못된 질문이다. 딥 테크놀로지라는 것은 애초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 딥테크는 문제 지향성과 접근방법 및 기술의 융합으로 인해 실행 가능하고, DBTL(design-build-test-learn) 주기에 기반한 접근법을 말한다. 파괴적 혁신 기술의 이론을 개발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이 강조했듯이, 본질적으로 파괴적이거나 그 자체로 지속 가능한 기술은 거의 없으며, 기술 기반이나 기술을 통해 구축된 응용프로그램과 비즈니스 모델이 파괴적이다. 똑같은 개념이 딥테크에도 적용된다.

딥테크 스타트업은 기본적인 기존 문제 해결 접근법의 장벽, 장애물, 사각지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들은 기존 기술보다 상당한 발전을 이뤄낸 과학과 첨단 공학에 기반한 최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한다. 실제로 딥테크 벤처의 70%가 그들이 사용하는 기술에 관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기업이 실질적인 비즈니스나 소비자 응용프로그램을 실험실에서 시장으로 가져와 적용하고 이를 이용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통 상당한 연구개발과 엔지니어링이 필요하다.

기술과 그 기술이 사용되는 방식의 참신성으로 인해 딥테크 접근법이 가능해지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산업을 파괴적으로 혁신하는 데 필요한 힘을 제공한다. 최신기술의 의존은 딥테크 접근방법의 두 가지 추가적인 특징을 정의한다. 첫째, 기초 과학에서 응용과 실제 사용사례로 나아가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된다. 필요한 시간은 사용사례별로 매우 다양하지만 가용한 기술이나 기존 엔지니어링 접근법에 기반한 혁신보다는 거의 항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기술이 빠르게 융합하고 혁신 장벽이 무너지면서, 딥테크 솔루션 개발 시간 역시 빠르게 단축되고 있다.

둘째, 딥테크는 개념구상에서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집약적인 자본이 요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업들은 DBTL 접근방법을 적용하고 딥테크 벤처가 문제해결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기술 및 시장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 공공 및 민간 펀드와 자원이 완전한 개발에 필수적이다. 여기에서도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의 융합과 혁신 장벽의 감소로 인해 딥테크에 대한 접근이 더욱 용이해지고 있다.


 

실패 위험이 내재해 있음에도, 비즈니스와 투자자들은 딥테크에 대해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예비 추정치에 따르면, 딥테크 투자(민간투자, 소수지분, 인수합병, IPO)는 5년 동안 2016년 150억 달러에서 2020년 600억 달러 이상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스타트업과 스케일업(scaleup)의 민간투자 건별 평균 공시금액은 2016년 1,300만 달러에서 2020년 4,400만 달러로 상승했다. 헬로 투모로우(Hello Tomorrow)의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 건당 금액은 2016년에서 2019년 사이 3만 6천 달러에서 200만 달러로 상승했다.

또한 자금조달의 원천이 확대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계속해서 딥테크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한편, 더 많은 전통적인 대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스미토모 화학(Sumitomo Chemical)은 자이머젠(Zymergen)과 다년간 파트너십을 맺어 새로운 특수소재를 전자제품 시장에 도입했으며, 에니(Eni)는 CFS(Commonwealth Fusion Systems)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이사진을 통합했다. 바이엘(Bayer)과 긴코 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는 농업의 탄소집약 질소비료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힘을 모았다. 그 결과 설립된 합작벤처인 조인 바이오(Joyn Bio)는 합성 생물학을 이용해 질소고정 미생물을 조정함으로써 작물이 공기 중에서 사용 가능한 형태로 질소를 추출할 수 있도록 한다. 국부펀드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싱가포르의 테마섹 홀딩스(Temasek Holdings)는 저스트(JUST, 식물 기반 계란 대체재), CFS(상업 핵융합 에너지), 멤피스 미트(Memphis Meats, 동물세포 고기)에 투자했다.

점점 더 많은 주류기업과 기관들이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혁신의 미래가 딥테크에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혁신의 네 번째 물결

 

현대 비즈니스 혁신의 첫 번째 물결은 19세기와 20세기 초 베세머(Bessemer) 철강 제조 공정과 하버-보슈(Haber-Bosch) 암모니아 생성법과 같은 획기적인 발전을 통해 시작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 비즈니스 혁명의 두 번째 물결인 정보 혁명으로 인해 특히 정보통신 분야와 제약 부문에서 대기업의 연구개발이 시작됐다. 벨 연구소(Bell Labs), IBM,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Xerox PARC)는 누구나 아는 기업이자 노벨상의 산실이 됐다. 머크(Merck) 사 하나에서만 해도 1980년대에 7개의 주요 신약이 출시됐다.
세 번째 물결인 디지털 혁명에서는 차고(혹은 하버드(Harvard) 기숙사)에서의 두 남자가 혁신의 동력을 주도했고, 그 결과 실리콘 밸리 이후 중국의 골드 코스트가 컴퓨팅과 통신 기술 및 경제 성장의 글로벌 중심지로 부상하게 됐다. 동시에, 역시 기업가들에 의해 주도된 바이오 기술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제약 부문 혁신의 불을 지폈다.
혁신의 오랜 장벽이 무너지면서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물결은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고 모든 비즈니스 부문의 혁신을 급격히 확장하고 심화할 것이다. 컴퓨팅 역량의 증가와 비용의 하락, 그리고 기술 플랫폼의 부상은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꾸준히 성능을 개선하고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이미 컴퓨팅을 위한 것인 것처럼, 바이오파운드리(biofoundry)는 합성 생물학을 위한 것이 되고 있다. 케보틱스(Kebotix) 등 비슷한 플랫폼들이 첨단 소재 부문에서도 부상 중이다.
한편, 설비, 기술, 인프라 접근과 관련한 비용을 포함해 비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혁신 표준, 툴킷, 개방형 접근법의 사용이 증가하고 정보와 데이터가 그 어느 때보다 가용해지는 것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거대한 물결의 동력: 딥테크 접근방법

 

성공적인 딥테크 벤처는 세 가지 접근법을 사용한다. (보기 1 참조)

  • 기회를 포착하고 복잡성을 탐색 및 해결하기 위해 문제 지향성을 이용한다.
  • 접근법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혁신을 추진하고, 선택 분야를 확장하며, 이전에는 해결책을 이용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한다.
  • DBTL 사이클을 통해 위험을 줄이고 상품개발과 상용화 시간을 단축한다.

딥테크(Deep Tech) : 혁신적인 문제 해결 방법 1

 

문제 지향성

딥테크 벤처는 복잡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영향력이 큰 기회를 목표로 한다. 이미 알려져 있거나 정립된 해결책에 의존하기보다,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통해 영감을 얻는다. 그 후 벤처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기술을 찾아낸다.

또한 문제 지향성은 딥테크 벤처에서 기술적 목적으로 작용해, 벤처의 운영, 조직, 시장 전략을 형성한다. 벤처가 목적 지향적, 결과 지향적이 되도록 도우며, 확장에 중요한 적절한 운영시스템을 개발하도록 해 준다. 문제 지향성을 통해 목적을 설정하는 것은 또한 인재 유지, 글로벌 모멘텀, 다양한 팀 간 일관된 담론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접근법 융합

접근법을 융합하는 것은 딥테크의 또 다른 전제조건이자 근본적인 이해를 위한 탐구와 응용연구를 결합하는 기업들의 핵심 실행 가능 요인이다. (보기 2 참조)

딥테크(Deep Tech) : 혁신적인 문제 해결 방법 2

시작은 학제 간 맥락 분석, 문제발견 및 구성, 아이디어 생성을 통한 설계 혹은 문제해결이다. 첨단과학을 통해 해결책에 기저가 되는 논리가 제공된다. 엔지니어링을 통해 기술 및 사업적(혹은 최소한 경제적) 타당성이 보장된다. 하지만 선형 프로세스처럼 들리는 것이 실제로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므로 딥테크 혁신에는 많은 과제가 존재한다. 과학과 엔지니어링은 문제해결의 맨 처음부터 항상 고려 대상이어야 한다. 그 깊이와 역량은 대두되는 해결책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접근법을 융합한 좋은 예는 확실한 문제 지향성(재생의학 구현), 과학(줄기세포 연구), 엔지니어링(성체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을 한데 모은 셀리노(Cellino)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력한 과학적 역량을 유기체 설계 작업에 적용한 긴코 바이오웍스는 또 다른 사례이다. 이 회사는 과학이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찾아 이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한다. 엔지니어링 및 운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자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기도 한다. 긴코는 미생물 비료 부문에서 바이엘과 합작회사를 설립했을 뿐 아니라, 식재료 개발을 위한 기업 모티프(Motif)를 설립하고, 바텔(Batelle) 및 기타 생물정화 부문 전략적 투자자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기술 융합

컴퓨팅과 인지가 세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센싱 및 모션과 결합하여 자율주행 차량, 사물인터넷, 로봇공학과 같은 발전을 이끌어왔다. 이제 나노기술 뿐 아니라 유전자 배열, 편집, 쓰기 기술의 발전이 혁신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연구자들은 나노 규모로 발명을 설계하고 생성하는 도구를 개발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제품 설계에 자연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은 그 자체로도 깊은 영향이 있지만, 물질 및 에너지, 컴퓨팅과 인지, 센서와 모션의 기술적 역량이 더해지면, 혁신 기업들이 이전에는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해 준다. (보기 3 참조) 이는 또한 딥테크를 정의하는 특징이다.

딥테크(Deep Tech) : 혁신적인 문제 해결 방법 3

생물학 한 분야에 미치는 영향만 생각해 보자. AI와 바이오프린팅(bioprinting)을 이용해 단백질 접힘을 예측하는 능력은 신약개발과 의학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이 3가지 요소의 교차점에 존재하는 긴코 바이오웍스와 다른 바이오 파운드리들은 AI를 이용해 유전자 구조를 설계하고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활용해 이를 구축 및 시험함으로써 유기체 프로그래밍에 놀라운 발전을 이끈다. 마찬가지로, 자이머젠은 고급 AI, 자동화, 생물 엔지니어링을 활용하는 바이오 가공(biofabrication) 기법을 이용해 이전에는 본 적 없던 물질을 만들어 낸다. 셀리노는 줄기세포 생물학, 레이저 물리학, 머신러닝을 결합해 성체 세포의 줄기세포 변형의 확대 작업에 적용하고 있다.

물질과 에너지가 혁신 방정식을 구성하는 물리학 분야에서, CFS의 목표는 핵융합 등급 플라즈마를 강력한 자기장으로 가두어 무한 청정 에너지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상업적 순이득 핵융합 에너지로 가는 길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스타트업과 기존 업체들의 기술 융합의 결과는 매우 다르다. 딥테크 스타트업은 문제해결 지향성을 이용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기술을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결합한다. 기존 기업들은 컴퓨팅과 인지, 센싱과 모션 사이의 융합을 해결하는 것은 고사하고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조차 이 역학을 구현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구성에 또 다른 융합기술을 추가하는 것은 향후 연구개발의 방향 설정을 명확히 하기보다는 더욱 복잡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DBTL(design-build-test-learn, 설계-구축-시험-학습)

융합 접근법과 기술이 딥테크 접근법에 정보를 제공한다면, DBTL 엔지니어링 주기는 이를 구동하는 엔진이다. DBTL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구비돼야 하는 과학과 기술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한다. 실제로 DBTL주기가 반복될 때마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치는 기여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문제 지향성은 DBTL의 전제조건이다.

DBTL의 혜택은 린(lean)한 구축-측정-학습 루프가 제공하는 것과 유사하지만 DBTL은 몇몇 중요한 첨단기술을 도입한다. 첫째, 딥테크가 프로세스 속도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며 규모 면에서는 더욱 크다. 구축-측정-학습 루프는 비트, 즉 소프트웨어의 세계에서 일어나지만, DBTL주기는 비트와 원자의 세계에서 발생한다. AI, 양자 기반 알고리즘, 첨단 센싱, 로봇공학, 적층 가공과 같은 기술이 포함된다. 이 기술을 한데 모으면 기능에 엄청난 변화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첨단 소재 및 로봇공학 기업인 케보틱스는 기술 플랫폼의 초기 시연에서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 소재의 개발기간을 7년에서 1.5년으로 단축했다.

둘째, DBTL주기의 다차원 설계 단계는 경쟁우위의 원천이다. 설계 주기의 모든 단계는 고유의 특성이 있으며 지원기술은 빠르게 진화한다. 종종, 실험실에서는 작동하던 프로세스가 확장되면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딥테크 벤처들은 그들이 설계하는 최소기능제품(MVP)이 이 주기를 통해 최대 가치를 추출하고 최대 실행가능 속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CFS는 플라즈마 물리학이 DBTL주기의 빠르고 안정적인 적용에 부적합해 전체 발전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최소기능제품에 대해 플라즈마 물리학보다 고온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다.

셋째, 딥테크에서 DBTL은 소프트웨어 설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위험 제거 역할을 하지만, 딥테크에서의 위험 제거는 시장위험을 훨씬 넘어 전체 벤처에 적용된다. 제품에 대한 주기가 반복될 때마다 딥테크 DBTL 주기는 최초의 최소기능제품에서 시작해, 주요 위험 제거 도구의 역할을 하고 각각의 새로운 버전에는 폐기된 위험에 대한 인증서가 수반돼야 한다. 따라서 DBTL 주기를 통한 성공적인 반복은 모두 그 벤처의 개발에 있어 이정표가 되고 경영진뿐 아니라 관련된 모든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관련성이 있다.

DBTL의 각 단계가 딥테크 맥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본다.

혁신 프로세스의 핵심은 설계 단계로, 여기에서 가치 대부분이 창출된다. 여기에서 정보에 대한 더 빠른 접근과 더 저렴하고 더 강력한 컴퓨팅 장비는 가설 기반 프로세스를 가속한다. 지난 10년 동안, 가용한 정보의 대대적인 증가는 더 빠르고 더 많은 오픈 소스 접근성과 결합해, 협업과 개방형 혁신을 촉진했다. 더 빠르고 더 저렴하며 더 전문적인 컴퓨팅 장비는 모델 설계 작업을 단순화해준다. 엔지니어들은 프로토타입을 스캔하고, 설계프로세스에 다시 들어가는 실시간 성능 데이터가 제공되는 센서를 장착해, 대상이 자체적으로 공동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에어버스(Airbus)는 오토데스크 소프트웨어, 소재 과학 발전, 3D프린터를 이용하는 생성 설계 기술을 활용했다. 그 결과로, 이전 설계에 비해 두 배 가벼워 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비행기 칸막이 패널을 설계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설계자들은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도구를 이용해 제품을 물리적으로 만들지 않고도 제품을 고안할 수 있으므로 필요한 물리적 프로토타입의 수를 감소시키고 반복할 때마다 정밀도를 개선할 수 있었다. 동시에 이 접근법은 건축비용을 절감시켜주고 제품설계를 개선한다.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됨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광범위한 과학적 배경지식이 없이도 설계 단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양자 컴퓨터가 엄청난 계산역량을 갖추고 어마어마한 정보량을 처리하며 일부 알고리즘을 전통적인 기계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실행할 것이다. 이를 통해 컴퓨팅 기반 노력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양자 컴퓨팅은 바이오 제약, 화학, 소재 설계, 유체역학과 같은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 위력은 이미 양자 기반 알고리즘의 형태로 발현 중이다. 프랑스 스타트업인 아케미아(Aqemia)는 양자 기반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기존 접근법을 통해 가능한 것보다 1만 배 빠르게 신약 개발을 위한 최적의 결합 분자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런던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라코(Rahko)는 물질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비교할 수 없는 속도와 정확도, 그리고 대폭 절감된 비용으로 새로운 분자를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는 양자 화학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구축 및 시험 단계에서는, 기업들이 플랫폼과 로봇공학 프로세스 자동화 및 지속적인 비용 절감 덕분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제, 높은 속도와 처리량, 훨씬 개선된 정밀도를 달성할 수 있다. 대규모 사용자 커뮤니티는 다양한 딥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하고 그 형성에 기여해 자체 개발하기에는 너무 고비용이거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기술적으로 어려운 기능을 소규모 스타트업도 확대하고 접근할 수 있다. 기업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합성 생물학 소재 플랫폼, 공유 공간 등을 이용해 설계를 실행하고 시험한다. 로봇공학 프로세스 자동화는 시험 프로세스를 인간에서 로봇으로 전환하고 자동화한다. 테스트는 1년 365일 24시간 내내 가동되고, 오류는 줄어들며, 멀티태스킹 요인을 통합할 수 있어 실행되는 테스트의 수가 크게 증가해 결국 더욱 훌륭한 해결책을 더 빠르게 실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이머젠이 2020년 인수한 엔이볼브(enEvolv)는 하나의 DNA 분자를 여러 번 변형해 수십억 개의 고유한 디자인을 만들고 시험하는 자동화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화학물질, 효소, 소분자를 생성한다.

AI와 다른 첨단기술들 역시 학습 단계를 가속한다.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학습하고 있고, 가장 빠르게 잘 학습하는 기업이 승리한다. 기업들은 AI를 통해 개발한 제품의 특징과 테스트 결과를 학습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행할 수 있다. 이 알고리즘은 어떤 유형의 제품이 적절한 지 확인하고 피드백 루프를 통해 자동으로 그 결과를 설계단계로 돌려보낼 수 있다. 학습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시간 단위는 수 주 혹은 수개월에서 수 시간 혹은 수 분으로 급감한다.

케보틱스는 분자구조를 모델링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그 결과를 합성하고 테스트한 뒤 알고리즘에 피드백하는 자동 로봇공학 실험실과 결합했다. 휴리스틱(heuristics)을 적용해, 이 알고리즘은 실험실에서 얻은 결과를 수정하고 빠른 학습과 시뮬레이션을 위한 폐쇄루프를 만든다.

 

 

진실의 4가지 순간: 딥테크 질문

 

미국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는 크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시도함으로써 중요한 기술적 혁신(그중 두 가지는 인터넷과 GPS)을 이뤄냈다. 하지만 본질적 위험과 노력을 고려할 때, 어떤 잠재적인 기술 발전이 추구할 가치가 있는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DARPA의 전직 이사였던 조지 하일마이어(George Heilmeier)는 기관 관계자들이 제안된 연구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것을 돕고자, 소위 ‘하일마이어의 질문(Heilmeier Catechism)’이라고 알려진 일련의 질문들을 정리한 바 있다. 다음의 질문들이 포함된다. 기존 관행의 한계는 무엇인가? 당신의 접근법에서 새로운 점은 무엇이며, 왜 그것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성공한다면, 어떤 차이가 만들어질 것인가? 위험 요소는 무엇인가? 비용은 얼마나 들 것인가? 얼마나 오래 걸릴 것인가?

비슷한 맥락에서, 딥테크 벤처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각각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4가지 진실의 순간을 통해 만들어진다. (보기 4 참조)

  • 패러다임 형성: 현실이 다를 수 있는가?
  • 이론 구축: 해결책을 개발할 방법이 있는가?
  • 첫 단계 실행: 해결책을 지금 수립할 수 있는가?
  • 현실 변화: 해결책이 새로운 기준이 되기 위해 무엇이 일어나야 하는가?

딥테크(Deep Tech) : 혁신적인 문제 해결 방법 4

이 네 개의 일반적인 질문은 모두 고려 대상인 특정 벤처의 맥락에 맞게 재구성되어야 딥테크 접근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럴듯한지, 가능성이 있는지, 수익성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일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백신을 최초로 개발하고, 두 번째로 출시한 모더나는 이 4가지 진실의 순간에 직면했다.

  • 패러다임 형성: 인체 세포가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특정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가?
  • 이론 구축: mRNA를 사용해 세포의 단백질 생산을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는가?
  • 첫 단계 실행: mRNA를 이용해 코로나 백신 개발 기간을 수년에서 수개월로 단축할 수 있는가?
  • 현실 변화: 개발 비용과 시간을 충분히 줄여 다른 질병을 비용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가?

모더나는 이 중요한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 긍정의 답을 얻었기 때문에 성공을 거뒀다. 관련 과학,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 설립자들의 균형 잡힌 구성 또한 도움이 됐다. 모더나 팀에는 벤처 캐피털리스트, 줄기세포 연구 및 재생 생물학과 바이오 공학 분야의 학계 전문가, 전직 바이오기술 기업 CEO가 포함돼 있었다. 또한, 미국 정부(DARPA 및 BARDA), 대형 제약회사(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머크(Merck), 버텍스(Vertex)), 학계(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파스퇴르 연구소(Institut Pasteur)), 재단(게이츠(Gates) 재단) 등 투자자, 파트너사, 후원가로 구성된 전체 생태계를 충분히 활용했다.

진실의 4가지 순간을 해결하는 데 어려운 점은 이 질문들이 모두 초기에, 거의 동시에 해결되어야 한다는 데 있다. 각 진실의 순간과 관련된 질문의 중요성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어려움을 예상하고 필요한 경우 전략과 실행 방향을 수정함으로써 그 노력과 관련한 위험을 제거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물론 문제점을 예상하는 것은 비단 딥테크 벤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딥테크 벤처 성공의 핵심 요인이다. 초기에 진실의 4가지 순간을 해결하는 것의 중요성은 시보그 테크놀로지의 경우를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회사는 2025년까지 확장가능하고, 본질적으로 안전하며, 석탄보다 저렴하고, 출력조절이 가능한 전력원으로 기능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원자로인 CMSR(compact molten salt reactor, 소형 용융염 원자로)를 개발하는 중이다. CMSR을 이용하면 핵발전의 주된 안전 우려 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 전통적인 고체 연료가 아니라 용융염(액체)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 원자로는 녹거나 폭발할 수 없다. 원자로가 파손되면 액체연료의 누수로 이어지고 이는 유해한 방사성 가스를 공기나 물에 방출하지 않고 고체화된다. 시보그는 12년 동안 재급유 없이 운영 가능한 모듈형 부유식 발전소인 원자력 바지선에 CMSR을 설치한다. 이를 통해 물류와 님비(NIMBY) 우려에 대해 최소한의 고려만 한 CMSR 배치가 가능하다.

시보그는 현실을 변화시키고 CMSR이 새로운 표준이 되게 하도록 꼭 필요한 진실의 네 번째 순간을 처음부터 해결했다. 부유형 발전소를 건설함으로써, 시보그는 규제승인에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도입했다. 콘크리트 발전소에 내장된 용융염 원자로는 규제승인을 받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제한적인 국가에서는, 현지의 능력 있는 규제기관(규제요건)을 찾는 것에 똑같이 오랜 과정이 필요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규제 문제는 동남아(태양 및 풍력 에너지 역시 어려움에 직면한 지역) 등 세계의 일부 지역에서 원자력을 공급하는 데 큰 장애물이었다. 시보그의 원자력 바지선은 제품개발 단계와 일치하는 5단계 프로세스인 미국 선급협회의 신기술 인증 프로세스(American Bureau of Shipping’s New Technology Qualification process)의 규제 체계를 따른다. 이 원자력 바지선은 유능한 규제기관이 있는 국가에서 건조되고 승인된 후 해외로 배송될 수 있다.

시보그는 여전히 진실의 세 번째 순간을 해결 중이다. 문제를 파악하고 패러다임을 체계화했으며 안전하고, 저렴하며 깨끗한 원자력에너지를 실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찾아냈다. 이제, 이것을 당장 구축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규제승인에 관한 독특한 접근법은 이미 이 문제의 대부분을 해결하고 있다. 시보그의 원자력 바지선은 배치되는 장소와 속도를 제한하는 규제 제약 없이 안전하고, 저렴하며, 깨끗한 원자력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

시보그의 CMSR 바지선의 사례는 딥테크 벤처의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을 강조한다. 용융염 원자로의 기반이 되는 핵분열 물리학은 이미 잘 정립되어 있으며 시보그가 혁신하는 것은 이 경로가 아니다. 시보그는 다양한 분야와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성자 공학 및 연료 역학을 컴퓨팅의 발전과 결합하고, 부식 및 방사능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한 고급 자재를 검토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규제 승인 프로세스를 해결하고 있다. 시보그의 접근법은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조각을 한데 모으고, 문제 지향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견해를 도입함으로써 직면한 과제에 대해 혁신적인 대응 방안을 도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딥테크의 네 가지 도전과제

 

그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딥테크는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도전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딥테크 벤처뿐 아니라 생태계의 모든 참가자에게 영향이 있는 주목할 만한 네 가지 과제가 있다.

  • 재구상의 필요성
  • 과학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필요성
  • 규모 확장의 어려움
  • 자금조달의 어려움

 

재구상의 필요성

사람들이 과학과 기술이 어떻게 프로세스를 재창조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항상 빨리 알아내는 것은 아니다. 전기 엔진이 증기를 대체하고 20년이 지나서야 기업들은 공장 현장을 재구상했다.

기술혁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기반을 두는 경우가 많은 딥테크 벤처의 경우에, 적절한 비즈니스 구조를 찾아내는 것은 주요 도전과제가 될 수 있다. 많은 벤처가 가치사슬과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히 재구상함으로써 매력적인 가치제안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딥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혁신 프로그램을 확장하고자 하는 대기업에 중요한 도전과제는 매우 다른 출처나 프로세스에서 나오는 제품과 프로세스를 상상하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업계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77%가 5년 후에도 여전히 주도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지속적인 혁신과 재창조가 성공의 열쇠인 보다 역동적인 오늘의 시장에서는 이 수치는 거의 절반으로 줄어 44%가 됐다.

이런 면에서, 대기업들은 딥테크 생태계의 어떤 참여자들보다도 가장 까다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할 수 있다. 대기업은 딥테크와 충분히 협력하기 위해 신흥기술의 응용 및 사용사례를 이해해야 하는 필요성 외에도, 사실적인 기술뿐 아니라 가정적인 기술을 활용하고, 장난기를 키우고, 인지적 다양성을 장려하고, 연장자들이 새로운 것에 정기적으로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

 

과학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필요성

과학이 많은 분야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뤄냈음에도, 연구자들은 여전히 많은 영역에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이해하는 것조차 수박 겉핥기 수준이다. 예를 들어, 생물학에서 자연의 복잡성은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화학에서도, 예를 들어 다중성분 3D 구조로서 나노입자의 복잡성은 설계와 엔지니어링에 있어 여전히 큰 도전과제이다.

소프트 로봇공학(생물체와 유사한 물질로 로봇 제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연구자들이 개발한 프로토타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소프트 재료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제와 활성화가 어렵다. 양자 컴퓨팅은 어마어마한 잠재력이 있지만 여러 가지 기술적 어려움이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AI와 머신러닝에 있어 엄청난 진전을 이뤘지만 많은 이슈가 여전히 미해결상태이다.

정부, 대학, 스타트업은 모두 함께 과학의 한계를 뛰어넘고 기술적 역량을 비즈니스 응용 분야로 전환하기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다.

 

규모 확장의 어려움

딥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물리적 제품을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혁신을 개발하지만 이와 관련한 확장 경험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딥테크 물리적 제품과 관련 제조 프로세스의 확대는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벤처기업은 적합한 물리적 시설을 설치하는 것뿐 아니라, DTC(design-to-cost) 매개변수를 충족하는 방식으로 엔지니어링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기업과 정부는 각각 엔지니어링과 제조의 확대를 위한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새로운 제품에 대한 초기 시험 고객의 역할을 함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다.

 

자금조달의 어려움

딥테크 투자는 최근 몇 년간 상승세였지만 현재 투자 모델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특히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벤처 캐피털 모델은 범위가 부족하고 AI, ML 생명공학과 같은 특정 기술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딥테크가 보조금이나 지원금이 조달되는 실험실 단계에서 투자 기반 벤처 펀딩으로 전환할 때의 어려움이다. 많은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털 펀드가 수명, 규모, 인센티브 제한 등에 의해 구조적으로 딥테크 투자에 제약이 뒤따른다. 대부분은 과학 및 기술 리스크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인재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벤처 캐피털 펀드가 본래의 ‘벤처’ 정신을 잃고 다른 이들의 선례를 따르거나 보다 자리 잡은 이해하기 쉬운 기술에 안전한 투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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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큰 피해를 줬지만, 딥테크가 역사적인 규모의 인류 문제를 빠르고, 효율적이며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해결하는 능력에 주목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본질적으로, 다가올 거대한 물결에서는 근본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혁신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부상할 것이다.

딥테크는 문제의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접근법(첨단과학, 엔지니어링, 설계)을, 결합한 문제 해결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 세 가지 기술 분야(소재 및 에너지, 컴퓨팅 및 모션, 센싱 및 모션)를 함께 사용한다. 이 새로운 혁신 패러다임을 강화하고 가속하는 것은 DBTL 주기와 지속적인 학습이다.
세계는 기후변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 파괴적 혁신에 있어 딥테크의 잠재력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며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는 아직 우리에게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원문(영어)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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